2018년 11월 28일 수요일

[여행기] 유럽여행 - 프랑스, 마르세이유의 빛과 어둠 (France, Marseille)


프랑스 제2의 도시이자 지중해에서 손꼽히는 큰 항구도시인 마르세이유 에는 에딘버러에서 만난 조던 이란 친구가 살고 있었다. 조던이 에딘버러에 머무른 시기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봐서 혹여나 어색함이 있으면 어떨까 내심 걱정했으나, 특유의 넉살 좋은 웃음으로 공항 에서부터 반겨주니 너무 편안하고 좋았다.

                                                     <프랑스 마르세이유, 노트르담 성당에서>

 이곳의 지중해 바다는 한차원 깊은 밝은 바다색으로 도시 전체의 상아색 그리고 유난히 가까이 보이는 파란 하늘과 어울러져 무척이나 활발한 에너지는 내뿜어 냈다. 마치 가만히 있으면 내게 주어진 천혜의 자연환경에 죄를 짓는것 같은 느낌이들 정도로... 아니다 다를까 내 친구 조던은 한시라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머물러 있기보다는 계속 움직이고, 계속 말한다... ㅎㅎ

                              <프랑스 마르세이유, 조던과 함께>

 이 친구는 현재 24으로 프랑스 대학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곧 직장을 구해 일을 할 예정이다. 마르세이유라는 도시 그리고 축구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여, 에딘버러에 있을때 부터 줄곧 본인의 고향자랑이 대단하였다. 그리하여 방문을 결심하게 된 이유도 있었다. 항상 밝고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 하며, 특이하게도 미국문화와 의리 비스무레한 감정에 심취해 있다. 그래서 그는 내게 항상 Bro 라고 말한다.


 
                                                            <프랑스 마르세이유, 축구 경기장>

 마르세이유에서 '축구는 곧 종교이다' 라는 말을 들었다. 이들의 어마어마한 응원을 보니 이해가 충분히 되었다. 그들의 축구사랑이나 만큼 마르세이유 스타디움은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프랑스 마르세이유, 우연치 않게 만난 미국친구들과 함께>

 조던은 열과 성을 다해 마르세이유 관광을 시켜 주었으며, 그 와중에 만난 미국인 커플들에게 무한한 친화력을 발휘해 하루를 거의 꼬박 동행하게 되었다. 이들은 언제나 유쾌 했으며, 중간에 간식과 저녁에 비싼 칵테일을 사주기도 했다. 역시 자본주의 최강국에서 온 친구들 답게 거리낌 없이 돈을 썼다. ( 멋졌다.. ! )



                                                         <프랑스 마르세이유, 지중해의 일몰>

 조던 덕분에 도시 곧곧을 누비며 많은것을 볼수 있었다. 심지어 어두운 부분까지도.. 항구 도시 답게 많은나라에서 온 난민들이 도시 곧곧에 많이 있었는데, 거대한 슬럼가 까지 형성되었을 정도 였다. 파랗게 밝은 해변에는 부자들이 멋드러진 별장을 지어놓고 해변가를 조깅하고 있었으나, 조금 더 깊숙한 도시의 한켠에는 무기력 해보이는 난민들이 땅을 보며 걷고.. 구걸을 하고 있었다.

현재 유럽전력에 몰려드는 난민들로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지 않을수 없었다. 최근 우리나라도 제주도의 예맨 출신의 난민들이 이슈가 되어, 난민문제에 대한 화두가 던져지기도 하였다.

그들은 왜 난민이 되었을까?, 이 사태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그들을 인도주의적으로 받아 들여야 되는지, 아님 자국민 보호를 우선으로 하여 받아들이지 않아야 하는지.

빛이 밝을수록 그 뒤에 드리우진 어둠도 짙었다.


2018년 11월 27일 화요일

[여행기] 유럽여행 - 이탈리아 로마, 옛 제국의 흔적들 (Italy, Rome)

피렌체 이후 나의 다음 목적지는 이탈리아의 수도이자 로마제국의 중심지 였던 로마 였다.
고속열차를 타고 로마 테르미니역에 도착하니 30개 가까이 있는 승강장의 위용에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라는 말이 절로 머리속에 떠올랐다.

                            <이탈리아 로마, 테르미니역 >

 그동안, 스위스의 목가적인 풍경과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평화로운 초원에 심취해 있었던 나는 거대한 역의 풍경에 이질감을 느꼈다. 역 밖을 나서서 들리는 수많은 소음들, 담배와 아스팔트 냄새가 묘하게 섞여 축축한 습기와 함께 올라오는 냄새들.. 그리고 난민들로 보이는 사람들의 눈빛이 흉흉하게만 느껴져 나도 모르게 위축이 되어 예약해둔 숙소로 발걸음을 빨리 하였다.

하룻저녁 적응기를 거쳐, 다음날 부터 혼자 본격적인 도시탐험을 하였다. 혼자 여행을 다니는것이 아직도 어색하고 무료하나, 혼자만의 사유 에서만 느낄수 있는것들에 대해서 집중해 보기로 하였다.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 >

 콜로세움, 4만명~7만영 정도를 수용이 가능하다고 하는 이 거대하 원형 경기장을 서기 70~80년도에 건립이 되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 경기장 안에서는 검투사 경기 뿐만 아니라 잔인하게 목숨을 잃는 온갖 공연과 학살이 자행 되었다고 한다. 광적인 열기가 가득한 경기장을 상상하니 문득 사람의 본성은 무엇인가 하는 무척이나 어려운 질문을 스스로 되뇌이게 되었다.

                                                        <이탈리아 로마, 전쟁기념관 앞 동상>

 르네상스의 중심에서 예술활동이 활발 했던 나라의 수도 답게, 거리 곳곳마다 멋드러진 건물과 동상들이 가득 하였다. 전날 대 도시의 거대함에 움츠러 드렀던 나의 마음도 어느새 풀어지며,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이탈리아 바티칸>

 이탈리아 로마안의 다른나라 라고 할수 있는 바티칸에 방문 하였을때, 위엄있는 건물과 수 많은 아름다운 예술품에 감탄을 하지 않을수 없었다.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에게는 단연코 최고의 여행지가 될수 있을것 이라고 단언 할수 있을것 같다. 재능 있는 천재들의 역작들을 보면서 그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더듬어 보고자 하였으나, 나로서는 감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특히, 미켈란 젤로의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 같은 작품들은 그 신묘한 느낌에 순간 아찔해 지기도 하였다. ( 아님.. 천장을 바라보느라 목에 잠시 피가 안통했을 지도..)

 
                            <이탈리아 바티칸>

 이러한 예술작품과 웅장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 가득한 바티칸은 교황이라는 카톨릭의 최고수장을 따로 떨어뜨려 놓고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거대한 종교의 영적 지도자의 막중한 책임 그리고 막강한 권력을 생각하며... 신과 제일 근접한 사람일까, 아님 정신적 수련을 통해 한단계 각성한 인간일까, 하는등의 존경과 의심의 생각이 동시에 몰아 쳤었다.


                                                                      <이탈리아, 오르비에또 >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에는 로마 근교에 있는 오르비에또 라는 도시에 다녀 왔다. 이 도시는 세계최초로 '슬로 시티 (Slow City)' 라는 개념을 만들어 내었다고 한다. 높은 절벽위에 세워진 이 마을은 지형적 이점으로 인하여 적들의 침략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는지 몰라도, 평화롭고 고요한 분위기에 한결 마음이 차분해 지면서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자연이 함께하는 고요함속에서 스스로의 평안을 찾는 유형의 사람 같다.


                                                            <이탈리아, 오르비에또 대성당 앞>

 어느 마을과 똑같이 이 높은 절벽위 마을에도 큰 성당이 있었으며, 안개낀 성당앞에서 어느 피아니스트가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고 있었다. 신비 하고도 아름다운 그 장면이 아직도 생각난다.


                                                              <이탈리아, 치비타 디 바뇨레죠>

 오르비에또와 그리 멀지 않은 '치비타 디 바뇨레죠' 라는 도시에도 방문을 하였다. 이 도시는 일본 애니메이션인 '천공의 섬 라퓨타'의 모티브가 된 도시라고 한다. 안타 깝게도 풍화되는 절벽위에 있는 이 마을은 현재 점차 사라지고 있는 다잉시티 라고 한다.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다양한 풍경들을 간직한 이탈리아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수 있었다.


거대한 옛 제국의 흔적들을 간직한 웅장한 로마는 명불허전 이었으나, 수많은 난민들을 마추치면서 느낀 씁슬한 느낌도 배제 할수는 없을것 같다. 달콤 쌉싸름한 느낌과 함께 또 다른 친구를 만나러 프랑스 마르세이유로 향했다.




2018년 11월 22일 목요일

[여행기] 유럽여행 - 이탈리아, 피렌체와 메디치 가문 (Italy, Florence)

 유럽여행을 시작한지 10여일이 지난 시점, 처음으로 혼자 여행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때 와는 또다른 묘한 편안함이 생겼다. 그렇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 이다.

나에게 피렌체는 영화 <열정과 냉정사이>의 배경이 되는 도시로 알려져 있었다. 보다 관심을 가지고 도시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던중 이 도시는 '메디치' 가문과는 따로 떨어져 설명이 불가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메디치 가문은 15세기부터 18세기 까지 피렌체의 정치운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 했고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품의 대표적인 후원 가문으로 도시 곧곧에 흔적과 이야기들을 찾을수 있었다.

                                                            <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 성당 >

 아쉽게도 유럽 특유의 칙칙한 겨울날씨가 이날 이후 나와 쭉 함께 했다. 유럽인들이 왜 그렇게 화창한 여름에 바캉스를 즐기는지 조금 이나마 이해 할수 있었다. 안좋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도시 전체가 내뿜는 특유의 아름다운 분위기와 좁은 골목에 울퉁불퉁한 돌바닥위의 멋을 즐기는 이탈리안들 그리고 다른데서 볼수 없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즐거움을 주었다.

                                           < 이탈리아 피렌체,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광장앞>

 이 도시는 직접 가서 봐야지 진면모를 알수 있을것 이다. 단순 사진과 글로는 표현할수 없는 진짜 현실의 예술작품들이 도시 곳곳에 즐비한 곳이니까. 또한 피렌체를 포함한 지역인 토스카나 그리고 지중해 절벽의 작은 다섯마을인 친퀜테레 까지.. 역사, 자연환경, 음식, 쇼핑 어떠한 컨셉의 여행을 하든지 골고루 만족 시킬수 있는 팔방미인 같은 도시이다.




                                                            <이탈리아 피사, 베로니카와 함께>

 피렌체 근처의 피사라는 도시(피사의 사탐으로 유명한)에 들러 에든버러에 있을때 연이 있었던 친구를 만났다. 이 친구의 이름은 베로니카로 원래는 콜롬비아 출신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 이탈리아에 왔으나, 지금은 이혼 후 피사근교인 루카라는 도시에 거주하여 작은 개인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멋지고 당찬 여성이다.

무엇보다 편견없는 오픈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며,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에게 무척이나 강렬한 인상을 주었었다. 내가 방문한 일자에 맞춰서 하루종일 일을 쉬고 관광안내 부터 음식까지 전부 책임 지었으며, 너무 미안해서 같이 계산할려 하면 한사코 거절후 본인이 전부 부담 하였다.

하루종일 평소보다 많은 걸음을 걷고 어둑어둑 해질시점에 나는 또 불쑥 물어 보았다.

" 베로니카, 삶에서 중요한게 뭐라고 생각해? "

" 나는 콜롬비아에서 이곳으로 이민을 오면서, 모든게 바뀐 환경에 적응 해가면서 하나둘씩 내가 몰랐던것을 깨달아 갈때 즐거웠어. 그렇게 어려운 질문을 생각해 본적이 없지만, 그냥 충실히 그리고 즐겁게 살아 가는것 자체가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

낙엽밝는 소리가 좋다고 늦가을의 나뭇잎을 바스락 부서 뜨리며 즐거워 하는 이 친구의 잔상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 같다.

어쩌면 나는 계속 어리석은 질문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몇마디 단어로는 설명될수 없는 그러한 각기 다른 작은 세계들... 나는 여행을 하면서 국경이 다른 나라들을 다니는게 아니라, 한사람 한사람 ..수많은 세계들과 맞닥뜨리고 대화를 하고 있는것 인지도 모르겠다. 매 순간 소중히 생각해야 겠다.

2018년 11월 19일 월요일

[여행기] 유럽여행 - 이탈리아 사람들의 정겨움 (Italy, Verona)

 스위스 베른 이후 다음의 목적지는 이탈리아 친구인 마테오를 만날수 있는 이탈리아 북부인 베로나 라는 도시였다. 버스로 8시간 가량 소요되는 장거리 이동 이었으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나의 유럽에서의 이동수단 1순위 였다. (물론 이동시간 8시간 안에서만..) 

                                     < 스위스 - 이탈리아 이동중, FlixBus >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길은 멋진 산과 호수의 절경이 함께 했으나, 이때 부터 날씨는 유럽 특유의 흐린 회색빛이 꾸준히 함께 하는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 되었다. 이또한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낼 정도로 스위스의 자연환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 나는데, 갑자기 어느순간 부터 파란 잔디 대신 좁게 붙어 있는 집들과 많은사람들이 빈티지한 느낌으로 펼쳐 졌었다. 상대적으로 비교해 보자면 스위스의 아름다운 목가적인 풍경들이 너무 비현실적 이었다.

저녁이 다되어서야 베로나에 도착해서 마테오와 함께 살고 있는 그의 여자친구 발렌티나를 만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될쯤에 할로윈 파티에 함께 가게 되었다. 그렇다 이시점이 딱 할로윈 데이 였던것 이었다. 발렌티나는 컨디션이 안좋아 집에서 쉬고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점에 마테오의 친구들과 함께 할로윈 파티에 가게 되었다.

                                                              <이탈리아 베로나, 할로윈 파티>

 마테오의 친구들은 영어를 못하였지만, 전혀 거리낌 없이 나를 맞이해 주는게 느껴졌다. 할로윈 파티는 근교의 놀이공원에서 진행되었고 남녀노소 가릴껏 없이 분장을 하고 즐겁게 즐기는 분위기가 인상적 이었다. 그렇게 파티를 즐기고, 클럽 출입 시도중 사람이 많아 실패, 근처 바에서 맥주 한잔 등의 전형적인 한국과 비슷한 '내일은 없다' 루트를 거치고 새벽4시쯤 집에 귀가해서 마테오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테오는 고등학교 졸업이후 프로그래머로 경력을 꾸준히 쌓아서 현재는 글로벌 탑 컨설팅 업체인 딜로이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똑똑하고 독립적인 친구이다. 또한 이탈리아인 특유의 넉살 그리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인간적인 호감이 가득한 스타일 이다.

                                                          <이탈리아 베로나, 발렌티나네 식구>

 다음날 마테오의 어머니집에서 식사를 하러 가는 도중 발렌티나네 어머니집에 들렸는데, 온가족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려고 준비중 이었으며 덕분에 잠깐 자리를 함께 하였는데 내뒤에 가려 있는 할아버지가 와인도 따라주고 자꾸 이것저것 음식을 권하는 모습이 너무 정겨웠도 따뜻 했었다. 또한 이때부터 본격적인 이탈리아 스킨쉽을 접하게 되는데.. 초면에 양쪽 뺨을 번갈아 인사하는 이탈리안 키스 및 손으로 뺨을 툭툭치며 어루만지는 표현에 약간은 당황 했었지만, 어색함이 빨리 없어지고 보다 친근함을 느끼게 된것도 사실이다.

                                                        <이탈리아 베로나, 마테오 어머니 집>

 마테오의 어머니 집에서 본격적인 이탈리아 가정식 스타일로 리조또 및 돼지고기 스테이크 등을 맛보았는데 맛도 있었지만, 나를 지켜보는 시선에 나도 모르게 과식을 하는 바람에 그날 하루종일 속이 불편 했다.

                        <이탈리아 베로나, 마테오와 발렌티나 커플>

 베로나에서 기차를 타고 피렌테로 이동하기 직전에 시간이 얼마 안남았지만 시내구경을 시켜준다고 시내에 급히 정차하고 시내구경 및 와인한잔을 하며 마지막 시간을 보냈었다.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짧다고 계속 아쉽다고 말하는 이 친구들이 너무 정겹고 좋았다. 

" 마테오, 인생의 목표가 뭐야 ?"
" 나는 행복한 가정을 가지고 싶고 물론,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 "

" 발렌티나, 무엇이 너를 행복하게 만들어 ? 삶의 원동력과 같은게 무엇을까 ?"
"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 음.. 나와 같은 경우는 내 자신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것 이라고 생각해, 나는 취미로 글을 쓰고 있는데 그럴때 마다 너무 좋거든"




2018년 11월 15일 목요일

[여행기] 유럽여행 - 내친구의 집은 어디인가?(2/2) 스위스 취리히, 베른 (Switzerland Zurich, Bern)

- 10.27~10.29 (스위스, 취리히, 앙투앙네 집)
- 10.29~11.01 (스위스, 베른, 번하드네 집)

스위스 루체른의 마이클집을 거쳐 도착한 곳은 마찬가지로 에딘버러 어학원 시절 인연이 있었던 앙투앙이 살고 있는 스위스 제 1의 도시 취리히 였다.

앙투앙 이란 친구는 프랑스 낭트 지방출신으로 독일에서 대학원 과정을 이수하고 현재 취리히에 본사를 두고 있는 독일기업인 지멘스에서 독자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소위 수재 이다. 내가 영국에 도착한 초반 영어에 전혀 익숙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잘 챙겨주었던 고마운 친구이다.
                                   <스위스 취리히, 앙투앙, 산드린과 함께>

 도착한 첫날 부터 비가 계속 내려서 도시를 둘러보기엔 좋지 않았으나, 영국에 도착한 초반시점에 알던 친구들을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 산드린이라는 친구는 원래 스위스 로잔에 거주하고 있으나, 이날 겸사겸사 나를 보러 취리히까지 와주었다. 처음에 같이한 친구.. 한국에서 소위말하는 동기라는 친구들은 보다 더 각별한 느낌이 든다.   

                                                              <스위스 취리히, 앙투앙네 집>

 물가가 비싼 스위스에서도 취리히는 끝판왕이라고 할수 있겠는데, 이 친구들은 기꺼이 자신들의 방을 나를 위해 내주었다. 이 친구들이 없었으면 스위스 방문은 머나먼 훗날로 미뤘을것이 분명하다.


                                               <스위스 그뤼에르, 산드린과 프리실의 뒷모습>

 취리히의 첫 저녁을 가벼운 한식과 무거운 술로 보내고, 둘째날 앙투앙이 프리부로에 살고 있는 에딘버러에서 만났던 프리실을 픽업하여 그뤼에르라는 관광지를 구경 시켜 주었다. 프리부로와 그뤼에르 모두 스위스 옛 정취를 느낄수 있는 자그마한 도시로 외국인 보다는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관광지 였다. 여기서 먹었던 스위스 음식인 라클렛 (Raclette)은 전용치즈를 적당히 녹여 삶은감자위에 얹어먹는 요리 인데, 구운 치즈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수 있어서 좋았다.


                                         <스위스 취리히, 앙투와과 에스터 커플과 함께 저녁>

 앙투앙네 집에서 2일째 그의 여자친구인 에스더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고맙게도 에스더가 직접 요리해준 가지 라자냐와 멋진와인을 함께 했는데, 분에 넘치게도 친구들 덕분에 여행내내 과식을 하면서 점점 허리띠의 필요성을 못느끼게 되고 있다.

이 두 커플은 만난지 9년이 다 되어가며, 현재 같이 살고 있는 거의 준 부부같은 커플이다. 이 둘은 결혼 이라는 제도에 대해서 단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남녀 관계는 사랑을 기반으로 유지가 되어야 하며 추후 아이가 생겨도 결혼은 하지 않을것 이라는 확고한 주관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결혼'은 연애감정 이후 인생을 같이 헤쳐나가는 동반자 로서의 우정을 유지하게 해주는 일종의 최후의 울타리로서 필수는 아니나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커플을 보면 결혼이라는 울타리 없이도 사랑으로도 관계를 유지할수도 있겠구나라는 희망적인 생각이 든다.

" 세상한 다양한 사람들이 각기 저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정답은 없다 다를뿐 ! "

술에 살짝 취한 마지막날 밤에 나는 또 물었다.
" 너의 인생에서 중요한게 뭐야? 무엇이 너를 행복하게 만들어? "

" 일과 삶의 밸런스, 일상의 작은부분에서 큰 행복을 느끼는것 "
" 갈림길 에서 내가 원하는걸 선택할수 있는 자유, 일상에서 의미를 찾고 즐기는것 "

모두가 다 다르다, 그래서 너무나 흥미롭고 더욱더 호기심이 생긴다. 다른사람들은 어떨까 ? 왜 그런 생각들을 할까 ?
---------------------------------------------------------------------

취리히 다음 나는 번하드라는 친구(라기 보다는 어학원에 만난 삼촌뻘 이자만)를 찾아 갔다.
번하드는 스위스에서 Apprenticeship 이라는 학교의 교장으로 관록있는 선생님 다운 품행과 언행이 가득했다. 글로벌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선생님 포스라는게 있는것 같다. 

Apprenticeship은 스위스 교육제도의 일환으로 우리나라로 치자면 소위 직업전문학교 라고 볼수 있겠다. 인상적인 점은 학교생활만 하는것이 아니라 주 4일은 실제 기업체에서 급여를 받으며 실습을 하고 나머지 1일은 학교에서 이론을 예,복습 하는것으로 아주 매우 실용적인 교육제도 하고 생각이 든다. 루체른에서 만났던 마이클이라는 친구도 이러한 교육제도를 통해 현재 나이가 24살임에도 불구하고 경력 9년차의 직장인 이다. (Feat, 빵빵한 급여)


                                              <스위스 베른, 번하드와 함께>

 선생님 답게 베른이라는 도시를 구경시켜 주기 위해 시간별 관광 프로그램을 짜서 왔다. 덕분에 하루라는 짧은 시간안에 효율적으로 베른이라는 도시를 잘 둘러 볼수 있었다. 나의 여행 스타일은 꼭 필수라는 코스를 안가도 되고, 당일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서 맞춰 움직이는 여정을 즐기는 편이지만... 가끔은 이런 관광 프로그램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ㅎ

                                           <스위스 베른, 성당에서 내려다본 구 시가지 전경>

 베른은 스위스의 수도로서 북한의 김정은이 어렸을 당시 공부했던 도시로도 알려져 있다. 덕분인지는 몰라도 규모가 크지 않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한식당이 3곳이나 있었다.

                                                                   <스위스 베른, 번하드네 집>

 번하드는 현재 2명의 아들이 있는데, 두명 모두 베른시내에 거주하고 있어서 덕분에 내가 아들이 쓰던방에서 머무를수가 있었다. 내가 방문한 스위스 친구네 집은 모두다 무척이나 깨끗하고 좋았다.


                                              <스위스 베른, 번하드의 첫째아들 티몬과 함께>

 번하드의 첫째아들은 경희대에서 6개월 동안 교환학생 경험이 있는 친구로서, 한국에 대해서 잘 알고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마지막날 저녁에 직접 찜닭요리를 해주었는데 한국의 매운맛을 보여 주겠다라는 과다한 의욕이 캡사이신 과다 투여의 결과를 초래 하였다.

물론 나와 티몬은 잘 먹었지만, 번하드와 그의 아내는 먹는 내내 연신 마른기침을 해대었는데... 보는 내내 너무 미안했다.

나의 여행테마 질문인 "삶의 이유"에 대해서 질문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으나, 왠지 이 집에서는 그러지 않아도 될것 같았다. 이 집안 식구들은 자기들이 해야하는 것들과 좋아하는것들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인생의 작은 장애물들을 해쳐나갈수 있는 명확한 목표의식과 그럴만한 환경이 뒷받침이 된듯 하다.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일상에서 그들만의 가치관이 명확히 나타나는 또다른 유형의 사람들 이었으며, 그들의 올바르고 똑바른 느낌 또한 특별하고 좋았다.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가지 새로운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한 기존의 여러 고민과 생각들이 정리 되는것 같다. 나라는 사람이 보다 비우고 채워지고 있다는 느낌이기쁘다.

2018년 11월 8일 목요일

[여행기] 유럽여행 - 내친구의 집은 어디인가?(1/2) 스위스 뉴샤텔, 루체른 (Switzerland Neuchatel, Luzern)


                                                                             <스위스, 뉴샤텔>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다음 목적지는 어학원에서 만났던 친구가 살고 있는 뉴샤텔 (Neuchatel)이 었다. 사실 친구라고 하기엔 나이 50이 넘은 삼촌뻘 이었지만, 에딘버러에 있을 당시 내가 불고기 요리를 해주었던 인연으로 연락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위스는 아주~ 매우~ 비싸니까, 친구집이 아니면 선뜻 머무르기가 어렵다.

친구의 이름은 Roger, 현재 무대설치 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이다.
나이차가 어느정도 있는지라 에딘버러에 있을당시 그렇게 친했다곤 볼수 없어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너무나도 따뜻하고 진심을 가진 환대와 멋진 시간을 같이 보내었다.

                                                       <스위스, Roger가 제공해준 나의 숙소>

5성급 호텔 부럽지 않은 방을 제공해주어 편히 머물렀으며, 심지어 다음날 나를 위해 융프라우 까지 표를 직접 예약해 데려가 주었다. 전혀 기대치 못한 환대에 마음이 너무 따뜻해 졌다.


                                                      <스위스, Roger가 데려가준 융프라우>
                                            <스위스, Roger가 요리해준 스위스 퐁듀와 함께>

마지막날 저녁에는 Roger의 아내 카티야스와 함께 직접요리 해준 스위스 전통음식 퐁듀와 함께 멋진 저녁을 보내었다.

이런 멋진저녁에는 술이 빠질수 없고, 서로 짧은 영어지만 (참고로 이지역은 프랑스어를 사용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 개인적인 여행의 테마인 '삶의 이유'에 대해서 뜬금포 질문을 던졌다.

재상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건 무엇이라고 생각해 ?"
Roger : "가족 ,특히 아이를 양육하는건 인생에서 제일 값진 경험이었어"
카티야스 :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것, 나는 아이들에게 직업을 가지라고 말하기 보다는 자신의 원하는 일을 하라고 해"

이상적이고 무척이나 교과서적인 대답 일수도 있으나, 아직도 그날 이야기들과 치즈냄새 그리고 따뜻한 분위기가 기억속을 맴돈다. 사실 누구나 알고 있을수 있고 책에서 쉽게 찾을수 있는 이야기 들일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겐 너무나도 특별한 그날 저녁 이었다.

살아온 환경도, 나이도, 가치관도 다르지만 마음을 오픈하고 나 아닌 타인과 소통함을 느낄때 진심으로 희열을 느꼈다.

--------------------------------------------------------------------

스위스 뉴샤텔을 등지고 나는 다음친구를 만나기 위해 스위스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루체른을 향했다. 이 친구의 이름은 Michale로 영어로는 마이클 독일어로는 미카엘 이라고 발음 한다. 이 친구와 같은 경우 나이는 20대 초반이나 스위스 특유의 실용적인 교육시스템의 혜택을 제대로 활용한 어느새 경력 8년차 수준의 베테랑 엔지니어 이자 테크니션 이다.


                                                        <스위스, 마이클과 함께 티틀리스산>

  이 친구는 내 방문 일정에 맞춰서 회사휴가를 2일이나 썼으며, 근교 관광지 까지 안내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비용까지 대신 내주었다. 너무 고맙기 그지 없는 마음에 내가 한국식 불고기 요리를 대접해 준다고 하였고, 다행이고 요리를 즐기는 모습에 너무 뿌듯하고 즐거웠다.

                                   <스위스, 마이클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불고기 저녁식사>

에든버러에서 어학연수 당시 만났던 짧은 인연이지만, 친구들 모두다 진심으로 환대준 덕분에 나는 스위스사람들의 팬이 되어버렸다. 그들은 처음엔 쑥쓰러워 하다가도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너무나도 멋지고 따뜻한 사람들이 었다.

마찬가지고 이 친구한테도 인생에서 중요한것, 삶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족' 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나의 가족을 가진 다는것은 생각 그 이상으로 너무나도 위대한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 만큼 신중해야 겠다는 생각도 동시에 했다.




2018년 11월 4일 일요일

[여행기] 유럽여행의 시작 - 프라이부르크, 독일 (Freiburg im Breisgau, Germany)

                                                                         <프라이부르크, 독일>

 6개월 가량 정들었던 도시 에든버러를 떠나, 이제 본격적인 여행길에 올랐다.

유럽여행은 약 한달이 넘는 기간을 예상하고 있으며,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살고있는 친구인 익현이네 집에 큰 배낭을 보관하고 작은배낭을 매고 유럽을 여행하기로 하였다.

이는 먼저 세계여행을 떠났던 규환이의 조언 덕분 이었으며, 우스개 소리로 인생의 가장 효과적인 조언 이었다고 이야기 했을 정도로 탁월한 선택 이었던것 같다.

최대한 가볍게 세상을 둘러볼수 있다는것,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여행이 아닐까 ?!

규환이는 대학교 연극동아리 활동을 했을때 만났던 친구로, 가장 많은 소중한 추억을 공유한 베스트 프랜드 이다. 올해 초부터 여자친구와 함께 세계여행을 시작했으며, (뭐지, 이 알수 없는 패배감..) 현재는 독일 프라이부르크 라는 도시에서 컨택댄스 라는 장르의 춤을 배고 있고,올해 12월에 귀국할 예정이다.

그리하여, 유럽여행의 첫번째 여행지는 독일 프라이부르크가 되어 버린것 이다.
나에겐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 였으나,
알고보니 국내엔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어느정도 화제몰이를 한 도시 였었다.

                                                                         <프라이부르크,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정확한 명칭은 프라이부르크 임 브라이스가우(Freiburg im Breisgau)로 브라이스가우의 프라이부르크 라는 뜻 이라고 한다.

도시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친환경 도시로서 위 사진에서 보디시피 자전거의 이용률이 엄청나며 자전거 도로 인프라 또한 엄청 잘 갖춰져 있다. 자전거 도로만 160km 가량이 된다고 하니 가히 자전거 천국이라 할수 있을 정도다.

이 도시가 친환경 도시가 되는데 기여를 한 대표적인 사건은 지역주민들이 원전건설을 반대하고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하여 도시유지를 할수 있는 생태계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갔다는것 이다. 일례로 각 주택마다 태양열 전지를 활용하여 일반적인 독일주택 에너지 사용량의 약 1/4을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 한다고 한다.

물론 이른 독일 도시내 일조량이 가장풍부한 지역이라는 이점을 활용 했다는 것도 있었으나, 지역주민 자체적으로 살고 있는 지역의 생태계구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실행 했다는 점이 무척이나 인상적 이었다.

운이 좋게도 이런 멋진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규환이 커플 덕분에, 3일간의 무료 거주 혜택과 함께 완벽했단 한식 그리고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을 소화 했다.

댄스공연 관람, 아쿠아 하라(수중댄스) 강습 체험, 검은숲 트레킹 ...

  '어쩜 저렇게 완벽하게 짧을수가..'                             <검은숲 트레킹 중, 독일>                                        
현지에 살고 있는 친구 그리고 규환이 커플이 아니 었으면, 하지 못했을 특별한 체험을 유럽의 출발로 삼았다.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서도 느낌이 좋아지는 여행의 시작 이었다. :)




[에필로그]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 오다.

< 이집트 바하리야 사막에서, Egypt Bahriya Desert >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풀리지 않는 질문을 가지고 훌쩍 퇴사를 하고 1년 간 세계여행을 떠났다가 다시 한국에 돌아 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