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5일 목요일

[여행기] 유럽여행 - 내친구의 집은 어디인가?(2/2) 스위스 취리히, 베른 (Switzerland Zurich, Bern)

- 10.27~10.29 (스위스, 취리히, 앙투앙네 집)
- 10.29~11.01 (스위스, 베른, 번하드네 집)

스위스 루체른의 마이클집을 거쳐 도착한 곳은 마찬가지로 에딘버러 어학원 시절 인연이 있었던 앙투앙이 살고 있는 스위스 제 1의 도시 취리히 였다.

앙투앙 이란 친구는 프랑스 낭트 지방출신으로 독일에서 대학원 과정을 이수하고 현재 취리히에 본사를 두고 있는 독일기업인 지멘스에서 독자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소위 수재 이다. 내가 영국에 도착한 초반 영어에 전혀 익숙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잘 챙겨주었던 고마운 친구이다.
                                   <스위스 취리히, 앙투앙, 산드린과 함께>

 도착한 첫날 부터 비가 계속 내려서 도시를 둘러보기엔 좋지 않았으나, 영국에 도착한 초반시점에 알던 친구들을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 산드린이라는 친구는 원래 스위스 로잔에 거주하고 있으나, 이날 겸사겸사 나를 보러 취리히까지 와주었다. 처음에 같이한 친구.. 한국에서 소위말하는 동기라는 친구들은 보다 더 각별한 느낌이 든다.   

                                                              <스위스 취리히, 앙투앙네 집>

 물가가 비싼 스위스에서도 취리히는 끝판왕이라고 할수 있겠는데, 이 친구들은 기꺼이 자신들의 방을 나를 위해 내주었다. 이 친구들이 없었으면 스위스 방문은 머나먼 훗날로 미뤘을것이 분명하다.


                                               <스위스 그뤼에르, 산드린과 프리실의 뒷모습>

 취리히의 첫 저녁을 가벼운 한식과 무거운 술로 보내고, 둘째날 앙투앙이 프리부로에 살고 있는 에딘버러에서 만났던 프리실을 픽업하여 그뤼에르라는 관광지를 구경 시켜 주었다. 프리부로와 그뤼에르 모두 스위스 옛 정취를 느낄수 있는 자그마한 도시로 외국인 보다는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관광지 였다. 여기서 먹었던 스위스 음식인 라클렛 (Raclette)은 전용치즈를 적당히 녹여 삶은감자위에 얹어먹는 요리 인데, 구운 치즈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수 있어서 좋았다.


                                         <스위스 취리히, 앙투와과 에스터 커플과 함께 저녁>

 앙투앙네 집에서 2일째 그의 여자친구인 에스더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고맙게도 에스더가 직접 요리해준 가지 라자냐와 멋진와인을 함께 했는데, 분에 넘치게도 친구들 덕분에 여행내내 과식을 하면서 점점 허리띠의 필요성을 못느끼게 되고 있다.

이 두 커플은 만난지 9년이 다 되어가며, 현재 같이 살고 있는 거의 준 부부같은 커플이다. 이 둘은 결혼 이라는 제도에 대해서 단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남녀 관계는 사랑을 기반으로 유지가 되어야 하며 추후 아이가 생겨도 결혼은 하지 않을것 이라는 확고한 주관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결혼'은 연애감정 이후 인생을 같이 헤쳐나가는 동반자 로서의 우정을 유지하게 해주는 일종의 최후의 울타리로서 필수는 아니나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커플을 보면 결혼이라는 울타리 없이도 사랑으로도 관계를 유지할수도 있겠구나라는 희망적인 생각이 든다.

" 세상한 다양한 사람들이 각기 저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정답은 없다 다를뿐 ! "

술에 살짝 취한 마지막날 밤에 나는 또 물었다.
" 너의 인생에서 중요한게 뭐야? 무엇이 너를 행복하게 만들어? "

" 일과 삶의 밸런스, 일상의 작은부분에서 큰 행복을 느끼는것 "
" 갈림길 에서 내가 원하는걸 선택할수 있는 자유, 일상에서 의미를 찾고 즐기는것 "

모두가 다 다르다, 그래서 너무나 흥미롭고 더욱더 호기심이 생긴다. 다른사람들은 어떨까 ? 왜 그런 생각들을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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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 다음 나는 번하드라는 친구(라기 보다는 어학원에 만난 삼촌뻘 이자만)를 찾아 갔다.
번하드는 스위스에서 Apprenticeship 이라는 학교의 교장으로 관록있는 선생님 다운 품행과 언행이 가득했다. 글로벌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선생님 포스라는게 있는것 같다. 

Apprenticeship은 스위스 교육제도의 일환으로 우리나라로 치자면 소위 직업전문학교 라고 볼수 있겠다. 인상적인 점은 학교생활만 하는것이 아니라 주 4일은 실제 기업체에서 급여를 받으며 실습을 하고 나머지 1일은 학교에서 이론을 예,복습 하는것으로 아주 매우 실용적인 교육제도 하고 생각이 든다. 루체른에서 만났던 마이클이라는 친구도 이러한 교육제도를 통해 현재 나이가 24살임에도 불구하고 경력 9년차의 직장인 이다. (Feat, 빵빵한 급여)


                                              <스위스 베른, 번하드와 함께>

 선생님 답게 베른이라는 도시를 구경시켜 주기 위해 시간별 관광 프로그램을 짜서 왔다. 덕분에 하루라는 짧은 시간안에 효율적으로 베른이라는 도시를 잘 둘러 볼수 있었다. 나의 여행 스타일은 꼭 필수라는 코스를 안가도 되고, 당일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서 맞춰 움직이는 여정을 즐기는 편이지만... 가끔은 이런 관광 프로그램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ㅎ

                                           <스위스 베른, 성당에서 내려다본 구 시가지 전경>

 베른은 스위스의 수도로서 북한의 김정은이 어렸을 당시 공부했던 도시로도 알려져 있다. 덕분인지는 몰라도 규모가 크지 않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한식당이 3곳이나 있었다.

                                                                   <스위스 베른, 번하드네 집>

 번하드는 현재 2명의 아들이 있는데, 두명 모두 베른시내에 거주하고 있어서 덕분에 내가 아들이 쓰던방에서 머무를수가 있었다. 내가 방문한 스위스 친구네 집은 모두다 무척이나 깨끗하고 좋았다.


                                              <스위스 베른, 번하드의 첫째아들 티몬과 함께>

 번하드의 첫째아들은 경희대에서 6개월 동안 교환학생 경험이 있는 친구로서, 한국에 대해서 잘 알고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마지막날 저녁에 직접 찜닭요리를 해주었는데 한국의 매운맛을 보여 주겠다라는 과다한 의욕이 캡사이신 과다 투여의 결과를 초래 하였다.

물론 나와 티몬은 잘 먹었지만, 번하드와 그의 아내는 먹는 내내 연신 마른기침을 해대었는데... 보는 내내 너무 미안했다.

나의 여행테마 질문인 "삶의 이유"에 대해서 질문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으나, 왠지 이 집에서는 그러지 않아도 될것 같았다. 이 집안 식구들은 자기들이 해야하는 것들과 좋아하는것들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인생의 작은 장애물들을 해쳐나갈수 있는 명확한 목표의식과 그럴만한 환경이 뒷받침이 된듯 하다.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일상에서 그들만의 가치관이 명확히 나타나는 또다른 유형의 사람들 이었으며, 그들의 올바르고 똑바른 느낌 또한 특별하고 좋았다.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가지 새로운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한 기존의 여러 고민과 생각들이 정리 되는것 같다. 나라는 사람이 보다 비우고 채워지고 있다는 느낌이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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