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6일 금요일

[여행기] 유럽여행 - 프랑스 노르망디, 프랑스 사람들 (France, Caen and Strasburg)


        <프랑스 캉, 시내 야경>

 유럽 남단을 여행하다 한번에 프랑스 북쪽의 노르망디 지역을 향하니 급작스럽게 낮아진 기온에 적응이 잘 안되었다. 그리고 추운지역 에서 느껴지는 사람들의 특유한 냉랭한 표정 조차도 어색했다. 짧은 시간에 이렇게 장 거리를 이동하다 보니, 각 지역별 나라별 로 다채로운 표정을 극명하게 볼수 있는것이 흥미로 웠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비행기 그리고 전철을 타고 시내까지 간 다음에 미리 예약해둔 버스를 2분 차이로 놓치고 난뒤, 그 뒤의 버스를 다시 애매해서 어렵사리 도착한 '캉(Caen)' 이라는 도시는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역의 중심지로 그렇게 알려진 도시는 아니었으나, 에딘버러 어학원 수업첫날 만났던 프랑스 친구인 필(Phil)을 만나기 위해서 였다.

<프랑스 캉, 축구 경기장 에서>

 전직 AS모나코 축구팀의 계약 선수 답게, 만나자 마자 캉에서 열리는 축구경기장에 데려 갔었다. 놀랍게도 이 친구의 나이는 열아홉으로 작년에 계약연장이 되지 않아 과감하게 축구를 그만두고 지금은 러시아어를 전공 하고 있다. 유투브에 Asphi 라는 닉네임으로 프렌치 힙합 뮤직도 하는 스타일과 멋을 추구하는 그리고 승부욕이 강한 친구 이다.

지금은 학교에 앉아 단순 공부하는것은 본인과 맞지 않다고 판단하여 비행승무원이 될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무언가 되지 못하는 순간 세상이 끝나는듯한 충격에 휩쌓였을 텐데... 이 친구는 유연하고 쿨하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것을 끊임없이 추구 한다.


<프랑스 노르망디, 근처의 추모공원>

 다음날 오전 일찍 차를 타고 출발한곳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최대의 격전지 였던곳 중 하나인 노르망디 해변 이었다. 녹색 풀밭의 하얀 십자가에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사망군인의 이름들이 하나씩 새겨져 있었다. 이름이 새겨진 하나의 십자가는 비극적이게도 정말 끝이 안보일정도로 펼쳐져 있다. 감히 숫자를 셀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전쟁이란 비극의 희생자들의 흔적앞에 괜히 마음이 무거워 졌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광장의 크리스마스 트리>

 노르망디 지역의 짧은 일정을 뒤로 하고 유럽여행의 출발지 였던 친구네 집인 스트라스부르로 복귀 하였다. 이번이 벌써 세번째 방문으로 아마 유럽에서 제일 많이 방문 했던곳이 아닐까 ?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지대에 있는 도시로 프랑스 사람들의 자유분방함과 독일 특유의 질서정연함이 절묘하게 조화된 방문할때 마다 기분좋아 지는 도시중 하나 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 올려면 아직 한달이나 남았으나 예쁘게 치장된 크리스마스 마켓이 미리 오픈되어 한창 들뜬 분위기 였다. 초저녁의 차갑고 청량한 공기와 푸르르지 못한 애매한 하늘색 그리고 거리의 악사들의 연주소리가 어우러진 오랜만에 설레이는 밤 거리 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가 떠나고 나서 일이주 뒤에 이곳에서 총기테러가 발생 했었다. 다행히 친구는 아무 피해 없이 무사했지만... 저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누군가를 죽이려 시도 했었던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친구 집에서>

 친구 익현이네 집에서 나보다 먼저 여행을 떠났던 규환이와 그리고 익현이의 몇 아는 친구들을 초대해서 저녁을 먹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처음만난 사람과 식사하는 자리가 많이 생기는데 어색하지 않게 서로를 소개하고 소통 하는게 자연스러워 진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 사람들이 오픈마인드의 소유자일 확률이 높다는건 이런 경험들이 자연스레 쌓여진것 일것 이다.


많은 이야기와 음식 그리고 술이 오갔던 밤에 살짝 달아오른 기분으로 유일한 프랑스인 이었던 친구에게 물어 보았다. 

"혹시 인생의 목적이 뭘까? 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 ?"

농담이 오갔던 자리에서 나온 뜬금없는 질문 때문에 터져나온 헛웃음들 가운데 그 프랑스 친구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대답했다.
친구의 통역에 의하면,

"프랑스에는 이런 속담이 있어.. 즐겁기 위해서 뛰는게 아니라 즐거우니까 뛰는거다"

어떠한 정해진 목적을 찾아서 인생을 살아내는게 아닌.. 내 자신이 원하는데로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하는 그 순간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인생의 의미가 될수도 있겠다 생각해 보았다. 설혹 실패하고 후회 하더라도.. 원하는것을 알고 행하는 그 자유를 인생에서 누릴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지 않을까?

적어도 내가 만난 프랑스 사람들은 각기 개인철학이 뚜렷하고 인생의 방향키를 온전히 움켜진 사람으로서의 당당함이 있다. 자기의 인생들을 자유롭게 살아가는 그들이 멋지고 사랑 스럽다고 느껴지는 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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