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8일 일요일

[여행기] 남미여행 - 파타고니아 피요르드 항해 (Chile, Puerto Natales - Puerto Montt )

 < 파타고니아 피요르드 항해 루트 >

 지난 7박 8일의 산속에서의 자연인 체험의 여운을 가시기도 전에 칠레 산티아고를 향해 가야 한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일반적으로는 비행기를 이용하여 산티아고 공항까지 가는것이 맞으나 나는 피요르드를 가로지는 여객선이 있다고 들어서 3박 4일동안의 항해를 통하여 칠레 남단에서 북쪽으로 올라가기로 하였다.

해당 루트는 배가 항해 하기에는 위험한 피요르드 지형으로.. 수많은 산봉우와 같은 지형 장애물들을 피해 좁은 바닷길을 항해해야 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고 그만큼 노하우가 있어야지만 항해가 가능하다고 한다. 해당 지형에 대한 운행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선사는 '나비막 페리' 라는곳으로 내가 알기론 오직 저 한곳 뿐이다.

 | 알수 없는 위험과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영역으로 진입 이라는 그 시도가 가슴 뛰게 한다. 나라는 사람이 특별히 개척정신으로 가득차 있지는 않은것 같다. 아마도 우리 모두 깊숙이 모험가로서의 정신이 본능으로 남아 있는듯한 깊숙함이 있다.



< 나비막 페리 승선,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 >

 3박4일간의 항해를 위해 늦은 저녁 승선을 하고 방을 배정 받았다. 나의 룸메이트는 머리숱이 적은 회색머리의 프랑스인 할아버지로.. 칠레 북단에서 부터 자전거 여행으로 이곳에 도착한 다음 다시 배를타고 올라가는중 이라고 한다. 어림잡아 1,000km도 넘을 법한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기나긴 항해 동안, 배에서의 일상은 매우 단조로웠다. 충분히 자고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였으며 지나치는 풍경을 구경하거나 책을 읽고 영화를 보았다. 비가 끊임없이 계속 내렸는데.. 그 내리는 비 가운데 배가 스쳐 지나가는 작은 섬들같이 생긴 지형물들 바라 보다가 문듯 '저 땅은 태초에 인간의 발이 하나도 닿지 않았겠지?' 라고 되물었을때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기도 하였다.

 | 크게 변하지 않는 주변풍경, 꾸준히 내리는 비와 이따금 비추는 햇빛에 승객들 모두 깊숙하고 차분한 감정을 공유 했던것 같다. 그때 우리 모두는 아마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지 않았을까 ?





 <피요르드 항해 마지막 날>

 지루하기 까지한 길고 긴 항해의 마지막 4일째 되는날, 바다 가운데서 떠오르는 일출과 함께 드디어 목적지인 '푸에르토 몬토'에 도착 하였다.

<수산물 시장, 푸에르토 몬토>

 페리에서 하선한 이후에 버스 터미널을 가서 산티아고행 버스티켓을 구입을 먼저 해 두었다. 11시간의 긴 이동시간이 남았지만.. 3박4일 동안의 항해에 비하면 그 정도야 문제가 아니었다. 이건 상대성의 함정일까 ? 뛰어난 적응력 일까 ?
항구 도시이자 관광도시 역할을 하는 푸에르토 몬토의 수산시장에는 다른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었다. 매우 저렴한 가격에 사먹은 싱싱한 성게의 맛은 아직도 기억이 날 정도 이다.

<푸에르토 몬토>

 여기 동네를 돌아다니다 버스 탑승전에 카페에서 맥주를 한잔 하고 있었는데, 현지인 한명이 말을 걸어 왔다. 그 친구 이름은 Denys로 영어를 아예 하지 못하여.. 나의 기초적인 스페인어와 구글번역기를 통하여 겨우 의사소통을 하였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하여 칠레에서 판매할 예정 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내가 아시아인 이다 보니 이것저것 궁금한게 많았던것 같았다.
마지막엔 나의 맥주값을 계산해 주며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고 헤어 졌다.
'무차스 그라시아스 Denys' 이런게 라티노들의 매력이지 ^^

그때 얻어먹었던 맥주 덕분일까? 그 친구의 사업 아이디어 때문에 가끔 연락 이 오는데 성심껏 대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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