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2일 일요일

[여행기] 남미여행 - 아타카마 사막을 넘어 볼리비아로 (Chile, Atakama - Bolivia, Uyuni)


< 칠레 산티아고 콘차이토로 와이너리, Chile Conchaytoro >

 10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도착한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다음 행선지인 칠레의 최북단인 '아타카마'를 가기 위한 경유지 이기도 했지만 나에게 중요했던 일정중 하나는 와이너리 방문 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와인에 취미를 가지면서 칠레 와인을 많이 마셨었는데 그중에서도 이번에 방문한 '콘차이 토로'는 칠레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와이너리 라고 한다.

수도 산티아고에서 대중교통으로 갈수 있어 접근성도 좋을 뿐더러,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와이너리 이다 보니까 체계적인 투어 프로그램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장기 여행자에게는 사치로 보일수 있겠지만... 한국에서 쉽게 마실수 없는 고급 와인 3잔을 테이스팅 하였다. 역시.. 환상적인 날씨와 함께 곁들이는 최고의 와인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여운을 선사 하였다.

 < 칠레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Chile San Pedro de Atacama >

  오랜만에 산티아고에서 도시문명을 경험한뒤 향한곳은 칠레의 최북단이자 세상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이라는 아타카마 마을 이었다. 하지만 왠걸 ? 세상에서 가장 건조하다는 지역에 홍수가 발생 하였다. 평소 배수시설이 필요 없을 만큼 건조 하였으니.. 어쩌다 이상기후로 비가 많이 내릴때면 한번씩 물난리가 난다고 한다.

원래의 계획은 3박4일 동안 지프투어로 아타카마 사막을 가로질러 볼리비아의 우유니마을에 도착하는것 이었으나 홍수 때문에 차량이 다닐수 없는 지경이라고 한다. 우연치 않게 공항에서 만난 대만친구인 '준'과 함께 마을에 머무르면서 추후 상황을 지켜보고자 하였다.

                  < 칠레 아타카마 달의 계곡, Chile San Pedro de Atacama >

 마을에 머무르는 동안 매일 저녁에는 엄청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엄청난 폭우가 쏟아 졌다. 2일을 기다렸지만 결국 버스를 이용하여 볼리비아로 가기로 결정하고 비가 그친 낮에 근처 달의 계곡을 방문 하였다.
아주 오래전 땅이 융기하기전에 바다 였었다는 달의 계곡에는 아직도 소금과 함께 굳어진 하얀 광석들이 있었으며 건조한 기후특성에 맞춰서 아주 독특한 지형이 형성 되었다.

지구 라기 보다는 마치 다른 행성에 온것과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신비한 곳 이었다. 

 | 직접 발로 밝고 눈으로 보고 느끼지 전까지 우리는 알고 있는 얄팍한 식견의 울타리에 갇혀 있다. 저 울타리 건너편을 인식하고 주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



                            < 볼리비아 우유니 마을, Bolivia Uyuni >

 비포장길을 포함한 도로를 10시간 넘게 달려 드디어 우유니 마을에 도착 했다. 이 마을은 유명한 관광지인 우유니 사막투어를 위한 거점도시 이자, 내가 남미에서 처음 겪은 고산지대 였다. 해발 약 3,700미터 라고 하니 산소가 부족해 머리가 살짝 지끈 거리기 시작 하였으나 우유니사막을 간다는 기대감이 더 앞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도착 하자마자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 이라는 우유니사막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바로 출발 하였다. 우유니 사막.. 아마 세계여행자의 에세이의 책표지에 제일 많이 쓰인 사진의 배경이 아닐까?


 <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Bolivia Uyuni >

 우유니 사막은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로 불린다. 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우기에 사막표면에 물이 차면서 하늘을 그대로 반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진을 찍었을때 그 어디에서 볼수 없는 독특한 배경을 만들어 낸다.
소금 사막에 반사된 별빛까지도 마음에 담아 돌아 오는 길에 세상은 정말 넓고 경험해보지 못한것으로 가득하단 생각에 문득 신이 났다.

우유니 마을에는 이후에 하루 정도 더 머무르다가 볼리비아의 수도인 라파즈(La Paz)로 향하였다. 이제는 익숙해진 10시간 이상 걸리는 버스를 탑승 하였는데.. 
아차!! 깜박 잊고 호스텔에 중요한 물건을 놓고와서 버스기사에게 출발지연을 부탁하고 부리나케 뛰어가서 물건을 다시 가져와서 탑승 했다.

고도 3,700미터에서 뛰었던것 이었다. 어떠한 결과가 펼쳐지지 알지 못한채로...


2019년 9월 8일 일요일

[여행기] 남미여행 - 파타고니아 피요르드 항해 (Chile, Puerto Natales - Puerto Montt )

 < 파타고니아 피요르드 항해 루트 >

 지난 7박 8일의 산속에서의 자연인 체험의 여운을 가시기도 전에 칠레 산티아고를 향해 가야 한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일반적으로는 비행기를 이용하여 산티아고 공항까지 가는것이 맞으나 나는 피요르드를 가로지는 여객선이 있다고 들어서 3박 4일동안의 항해를 통하여 칠레 남단에서 북쪽으로 올라가기로 하였다.

해당 루트는 배가 항해 하기에는 위험한 피요르드 지형으로.. 수많은 산봉우와 같은 지형 장애물들을 피해 좁은 바닷길을 항해해야 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고 그만큼 노하우가 있어야지만 항해가 가능하다고 한다. 해당 지형에 대한 운행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선사는 '나비막 페리' 라는곳으로 내가 알기론 오직 저 한곳 뿐이다.

 | 알수 없는 위험과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영역으로 진입 이라는 그 시도가 가슴 뛰게 한다. 나라는 사람이 특별히 개척정신으로 가득차 있지는 않은것 같다. 아마도 우리 모두 깊숙이 모험가로서의 정신이 본능으로 남아 있는듯한 깊숙함이 있다.



< 나비막 페리 승선,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 >

 3박4일간의 항해를 위해 늦은 저녁 승선을 하고 방을 배정 받았다. 나의 룸메이트는 머리숱이 적은 회색머리의 프랑스인 할아버지로.. 칠레 북단에서 부터 자전거 여행으로 이곳에 도착한 다음 다시 배를타고 올라가는중 이라고 한다. 어림잡아 1,000km도 넘을 법한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기나긴 항해 동안, 배에서의 일상은 매우 단조로웠다. 충분히 자고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였으며 지나치는 풍경을 구경하거나 책을 읽고 영화를 보았다. 비가 끊임없이 계속 내렸는데.. 그 내리는 비 가운데 배가 스쳐 지나가는 작은 섬들같이 생긴 지형물들 바라 보다가 문듯 '저 땅은 태초에 인간의 발이 하나도 닿지 않았겠지?' 라고 되물었을때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기도 하였다.

 | 크게 변하지 않는 주변풍경, 꾸준히 내리는 비와 이따금 비추는 햇빛에 승객들 모두 깊숙하고 차분한 감정을 공유 했던것 같다. 그때 우리 모두는 아마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지 않았을까 ?





 <피요르드 항해 마지막 날>

 지루하기 까지한 길고 긴 항해의 마지막 4일째 되는날, 바다 가운데서 떠오르는 일출과 함께 드디어 목적지인 '푸에르토 몬토'에 도착 하였다.

<수산물 시장, 푸에르토 몬토>

 페리에서 하선한 이후에 버스 터미널을 가서 산티아고행 버스티켓을 구입을 먼저 해 두었다. 11시간의 긴 이동시간이 남았지만.. 3박4일 동안의 항해에 비하면 그 정도야 문제가 아니었다. 이건 상대성의 함정일까 ? 뛰어난 적응력 일까 ?
항구 도시이자 관광도시 역할을 하는 푸에르토 몬토의 수산시장에는 다른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었다. 매우 저렴한 가격에 사먹은 싱싱한 성게의 맛은 아직도 기억이 날 정도 이다.

<푸에르토 몬토>

 여기 동네를 돌아다니다 버스 탑승전에 카페에서 맥주를 한잔 하고 있었는데, 현지인 한명이 말을 걸어 왔다. 그 친구 이름은 Denys로 영어를 아예 하지 못하여.. 나의 기초적인 스페인어와 구글번역기를 통하여 겨우 의사소통을 하였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하여 칠레에서 판매할 예정 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내가 아시아인 이다 보니 이것저것 궁금한게 많았던것 같았다.
마지막엔 나의 맥주값을 계산해 주며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고 헤어 졌다.
'무차스 그라시아스 Denys' 이런게 라티노들의 매력이지 ^^

그때 얻어먹었던 맥주 덕분일까? 그 친구의 사업 아이디어 때문에 가끔 연락 이 오는데 성심껏 대답을 하고 있다.



2019년 8월 30일 금요일

[여행기] 남미여행 - 태고의 자연에서 7박8일 동안 걷다. 토레스 델 파이네 O서킷 -2편- (Chile, Torres Del Paine)


<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5일차 캠핑사이트 Paine Del Grande >

 4일차에 무리하게 걸었던 몸을 쉬어줄겸 5일차 캠핑사이트는 전날 숙박 하였던 Grey산장과 그다지 멀지 않은 Paine Del Grande라는 곳 이었다. 여기서 부터는 W서킷을 걷는 트레커들 또한 합류하게 되는곳으로 이전보다 확실히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어느덧 텐트를 치는것도 익숙해져 적당한 자리에 재빨리 텐트를 치고 난뒤 좁디좋은 그 공간안에 들어가 인간의 무한한 호기심에 대한 책인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 위대한 지식이나 예술 또는 사색을 접하는 순간에 순간적으로 나의 의식이 확장 되었다 돌아옴을 느낀다. 그 찰나의 순간을 위해 나는 익숙함 보다 새로움을 추구 한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6일차>

 W서킷의 시작 또는 종료지점이 되는 파이네 델 그란데 산장에서 걷는 이 코스는 또 다른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 했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6일차>

 이날은 전체 트레킹 일정중에 날씨가 제일 좋았던것 같다. 덕분에 유려한 풍경을 원없이 즐길수 있었다. 하지만, 고도가 높은 '브리타니코' 전망대에 올라가면서 체온조절을 잘못해서 인지.. 이날 숙박할때 부터 살짝 감기 기운이 돌았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7일차>

  7일차의 코스는 마지막 캠핑 사이트인 '칠레노(Chileno)'로 가는길 이었다. 여기서 마지막밤을 보내고 새벽에 일어나 토레스 삼봉에 올라 일출을 보는것으로 트레킹은 마무리가 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트레킹의 마지막날에 감기가 제대로 도져 버렸다. 걷는데 갑자기 주르륵 흐르는 콧물을 겨우 겨우 닦아가며 숙소에 도착 하였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7일차 캠핑사이트 Chileno>

 트레킹의 마지막 저녁은 산장에서 제공하는 석식을 미리 예약 했기 때문에 보다 든든히 챙겨 먹을수 있었다. 물론 가격은 어마어마 하게 사악하지만, 마지막 식사는 제대로 즐기고 싶었던 마음에 사치를 부려 보았다. 수많은 사람 가운데 동양인은 나 혼자.. 브라질에서 여행온 무첫이나 유쾌한 대가족 사이에 끼어서 먹다가 와인까지 얻어 마셨다.
브라질 음악이 무척이나 좋다고 여러가수들을 추천해 주었는데 하나씩 찾아서 들어봐야 겠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8일차 토레스 삼봉>

드디어 트레킹의 마지막 이다. 어두운 새벽부터 감기걸린 몸을 이끌고 토레스 삼봉에서 바라보는 아침일출은 묘한 감흥을 불러 일으켯다. 실제로 토레스 삼봉만 보러 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세개의 봉우리와 함께 어우러진 빙하호수는 너무 멋졌다.

아침에 몸이 너무 안좋아, 실제로 등정을 포기하고 바로 하산을 할까 생각 했었다. 하지만, 꼭 이곳에 닿고싶은 마음이 더 강했던것 같다. 동료들은 먼저 떠난 어두운 새벽에 산속에 랜턴 하나에 의지해 도착한 곳이니 만큼 보다 더 특별 했다.

 | 아직도 그 감각을 기억하고 싶다. 동료들은 먼저 떠났고 몸은 아프지만, 길이 하나도 보이지 않은 어둠을 향해 혼자 걸어 갔다. 그렇게 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

이렇게 온전히 '태고의 자연' 토레스 델 파이네를 끝까지 온전히 즐겼다.









[여행기] 남미여행 - 태고의 자연에서 7박8일 동안 걷다. 토레스 델 파이네 O서킷 -1편- (Chile, Torres Del Paine)

< 영화 와일드(Wild) 중 >

 그 언젠가 유난히 지친 금요일 저녁에 혼자 심야영화를 보러 갔을때 상영관에 홀로 앉아 무척 신비로운 감정으로 몰입했던 와일드(Wild)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를 보고 전세계 트레킹을 코스를 검색해 보았고..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의 광경을 보는 순간 쿵쾅 거리는 심장박동과 함께 나의 버킷 리스트 1순위에 리스트업 되었다.

 | 그곳에 내가 드디어 왔다. 이전에 나의 버킷 리스트는 '할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품는      것이었다면, 이제부턴 소망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위치 >

칠레의 거의 최남단에 위치한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은 CNN에서 선정한 죽기전에 가봐야할 10대 장소중 하나로 손꼽힌 곳으로.. 옥빛 빙하호수, 예측할수 없는 날씨와 거센 바람등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곳 이다. 공식적인 트레킹 루트는 보통 3박 4일 정도의 W서킷과 8일~9일 정도 공원 한바퀴를 완주하는 O서킷이 있다.
나는 7박8일 동안 140km를 넘게 걷는 O서킷을 하기로 결정하고 3개월 전부터 캠핑 사이트를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1일차 아침>

 트레킹을 출발하는 도시는 '푸에르토 나탈레스'라는 곳으로 전세계의 트래커들이 모여들어 생기는 특유의 설레임과 기대감의 분위기가 퍼져 있는 여행자 도시였다. 장비 렌탈샵에서 텐트와 식기류등을 빌리고 필요한 용품들은 구매를 한후 슈퍼마켓에서 8일치의 식량을 구매하여 배낭을 패킹 하였다. 
넉넉하다고 생각되는 배낭의 75L용량을 한참넘어 무게조차 감당이 힘든정도로 패킹이 되었다. 모든 초보 트레커들의 공통적인 실수임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나 또한 똑같은 우를 범한 느낌 이었다.

 | 무엇이 어리석음을 만드는가? 그것은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에 대한 알수 없는 
   두려움 이었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1일차>

 가방에 한껏 담은 나의 어리석음의 무게와 함께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제 1코스를 걸었다. 배낭줄이 어깨를 파고드는 고통과 함께 첫날부터 스스로에게 의문이 들었다.
" 내가 완주 할수 있을까 ?"

첫날 목적지 까지 절반이나 왔을까.. 누군가 나의 배낭을 보더니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어깨로 매지 말고 허리에 얹는 느낌으로 고쳐매라고 조언을 해주었고, 해당 조언은 앞으로의 여정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누군가는 나와 동갑내기 한국인 친구로 나와 함께 O서킷을 걷는 유일한 동양인 이었다.

이렇듯 뜻하지 않는 인연은 언제나 소중하고 반짝이는 추억으로 남는것 같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1일차 캠핑사이트 Seron>

 첫번째 야영지에서 텐트를 설치하고 제일 먼저 한일은 정말 필요한 식량만 남기고 다 버리는것 이었다. 즉, 나의 두려움을 덜어내는 과정 이었다.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부슬부슬 비내리는 텐트안 에서 혼자 느겼던 감정들은 '외로움'과 '걱정' 보다는 '고요하고 평화로움'을 느꼈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2일차>

 2일째는 보다 익숙해진 어깨의 통증과 함께 부던히 걸었다. 걷는 도중에 30분단위로 변하는 비, 바람, 햇빛이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 해주었다. 이곳의 묘미는 한없는 아름다움 보다는 변화무쌍한 다채로움속에 느끼는 순간적인 느낌들 이었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2일차 캠핑사이트 Dickson>

 두번째 밤을 보낼 캠핑사이트는 딕슨 이란곳으로 빙하호수 옆에 위치한 풍광이 정말 아름다운곳 이었다. 무엇보다 인상적 이었던것은 아무런 고삐 없는 야생마들이 텐트 사이를 거닐며 풀을 뜯는 광경 그리고.. 옆의 분지에서 땅이 울리는 소리를 내며 전속력으로 달리는 말들과 울음소리 들이 정말 야생에 있다 라는것을 다시금 한번 깨닫게 해주었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3일차>


 간밤에 계속 비가 내린덕분에 3일째의 코스는 온통 진흙투성 이었다. 울창한 녹색의 숲 한가운데 진흙에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돌과 나무를 의지하여 조심히 걸어가는 그때 그 기분이 그렇게 고생스럽지만은 않았다. 매일 매일 또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이 공원에 대한 감탄을 하고 있을때 진흙길이 끝나면서 펼쳐지는 풍경은 산 한가운데 녹지 않은 빙하와 호수 였다. 감탄을 떠나서 경이 로울수 밖에 없었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3일차 캠핑사이트 Los Perros>

 3일차 갬핑 장소는 어느정도 높은고도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확연히 추웠다. 이럴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과 술 그리고 이야기를 나눌 친구들이 최고!! 맨 오른쪽 친구는 내가 영화배우 '톰 하디'를 닮았다고 하니 무척이나 기분 좋아하며 웃어 댔다. 별것 아닌 시덥잖은 이야기를 나누며 낄낄 대던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유쾌해 진다.

 | 행복은 비밀로 존재하는게 아니고, 주위에 그냥 존재해 있는게 아닐까? 삶의 풍요는
   존재해 있는 행복을 바라볼수 있는 시선에서 비롯 될지도.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4일차>

 4일째의 트레킹 코스는 중간의 캠핑 사이트(Paso)를 지나쳐서 다음 캠핑 사이트까지 직행하는 코스로 가장 높은 고도와 긴 주행거리를 걸어야 했음으로 새벽부터 움직 였다. 가장 힘들었으나 최고의 비경을 선사 해주었던 코스 였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4일차>

거대한 그레이 빙하를 끼고 걷는 코스는 벅찬 장관을 선사 했으며... 가파른 바위를 오를때 불어온 거센 바람은 몸을 제대로 못가눌 정도여서 생명의 위협을 느꼈었다. 괜히 바람의 땅 '파타고니아' 라고 불리는게 아니었다. 거센 풍속 가운데 흔들리는 외나무 다리를 1/3정도 왔을때 정말 다시 돌아가야 하나 고민을 했을 정도로 아찔했었던 기억이 난다.
가장 다이나믹 하고 멋진 코스를 겨우 완주하여 겨우 숙소에 도착 했을때의 그 안도감 과 포근함 또한 기억이 난다.

 | 걷는 다는것은 나에 대해 고요히 관조 하는것 이다. 그런 순간을 걷다 보면 외부에서 불어오는 어려움은 바람같이 지나쳐 간다는것을 느낀다. 어떨때는 그러한 어려움 또한 내 인생의 다양한 색채중 한가지로 받아 들이기도 한다. 걷고 쉬고 걷자.

.. 2편에서 계속






2019년 7월 8일 월요일

[여행기] 남미여행 - 이과수 폭포를 거쳐 피츠로이로! (Argentina, Iguazu, El Calafate)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나는 3주동안 습도 높은 무더운 날씨와 함께 남미 특유의 느슨하고 편안한 분위기에 금방 젖어 들었었다.

내가 했었던 일들은.. 늦잠을 충분히 자기, 미술관 가기, 저녁엔 가격이 무척이나 저렴한 아르헨티나산 소고기와 와인을 폭풍섭취 하기, 근처 공원에서 조깅하기, 스페인어 학원도 2주가량 다녔고, 당일로 가까이 있는 우루과이에도 다녀오고, 스카이 다이빙도 하고, 이과수 폭포도 다녀 왔다. 정말 한없이 게으르게 지냈었다고 생각 했었지만, 이렇게 놓고 보면 또한 많은것들을 했었던것 같다.

그동안 떠돌아 다녀야 했던 피로감을 충분히 풀면서 충분한 여유와 함께, 많은것들을 비우고 끊임없이 건강한 질문을 나에게 던지는 훈련을 의식적으로 했었던것 같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스카이 다이빙>

 전세계에서 스카이 다이빙을 가장 저렴하게 할수 있는곳중 하나라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비행기에서 떨어져 내린 그 순간의 기억을 아직도 잊을수 없다. 가장 무서웠던 순간은 낙하하는 순간이 아닌, 낙하 하기로 결정하던 그 순간 이었다. 그 순간의 턱을 넘으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이 중력에 몸을 맡기면 된다.

많은 세상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무연가를 실행하기로 결정하는 그 고민과 순간의 턱을 넘기기 까지가 고통 스럽다.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 가는길에 만난 친구들과>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떠나갈때가 되는 시점에 세계 3대 폭포중 하나라는 이과수를 들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늦은 오후 비행기로 도착한 숙소의 같은방에 머무르는 영국인 친구와 베네수엘라 친구를 만나서 같이 폭포구경을 가게 되었다.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 악마의 목구멍>

 직접 목격한 이과수 폭포는 그 스케일이 어마어마 했다. 가장 깊은곳으로 떨어지는 폭포는 '악마의 목구멍'이라고 불리며 보고만 있어도 같이 빨려 들어갈것 만큼.. 어마어마 했다. 이러한 거대한 자연 앞에서 한 인간의 고민들은 정말 미미한 것들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었다. 이 글을 쓰는 이 시점에 한국에서 작은 고민에 휘둘리는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며 .. 다시 한번 당시 느꼈던 느낌을들을 떠올려 보니 피식 웃음이 안나올수 없다.


                             <아르헨티나, 엘 칼라파테 가는길>

 3주동안의 한곳에서의 정착은 충분한 육체적 휴식과 함께, 충분한 익숙한 정신적 지루함을 선사 하였고 적절한 시점에 '파타고니아' 지역으로 또 다른 여정을 떠났다~! 도시의 인공적인 조형미에 익숙해 졌다가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대자연의 색감을 마주한 나는 알수 없는 기대감에 두근 거렸다.

                               <아르헨티나, 피츠로이산 입구>

 이번 '파타고니아' 여행의 테마는 '자연과 함께' 였다. 트레킹을 좋아하긴 하지만 캠핑 경험이 없는 나로선 꽤 걱정 되었지만 아르헨티나의 피츠로이 산과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 에서 무조건 캠핑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피츠로인산 입구에 텐트를 대여해서 도착했을때의 날씨는 구름낀 비내리는 날씨로.. 멋진 광경을 쉽게 허락해 주지 않을것 같은 느낌 이었다.

이곳 산의 최정상은 해발 3,375m 가량으로 보통 구름이 산에 걸려 비를 뿌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삼대에 덕을 쌓아야지만 정상을 목격할수 있다고 하는 말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사람은 일주일이나 머무르는 사람도 있다고 하나,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 밖에 없음으로 마음을 비우고 텐트를 지고 터벅터벅 올라 갔었다.


                                   <아르헨티나, 피츠로이산 >

마음을 비우고 캠핑장소를 향해 올라가는 도중에 구름이 살짝씩 걷히더니 정말 아름다운 경관을 볼수가 있었다. 빙하가 녹아 흐르는 물색은 파란색에 옥빛에 섞여 있었으며, 사람손이 하나 안닿아 있는 파스텔톤의 흙과 나무색위에 그려진 무지개를 보는 순간... 배 안에서 부터 정말 따뜻한 감정이 솓구쳐 올라 왔었다. 
가끔 과거에 배운 단어를 뜻으로만 알고 있다가 많은 경험을 하면서 직접 깨우치는 때가 있는데.. 난 그때 '호연지기'를 몸소 느꼈었다.


                                 <아르헨티나, 피츠로이산 일출 >

 캠핑장에서 도착해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지내고 나니, 새벽부터 사람들이 부지런히 일출을 보러 움직였다. 나 또한 얼떨결에 같이 동참하여 View Point에 도착하고 나니.. 피츠로이산이 붉은 아침 햇살에 반사되어, 마치 커다란 붉은 검이 대지에 꼳혀 있는듯한 신비로운 자태를 뿜내 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로 하루밖에 안되는 시간에 저 멋진산을 두눈으로 목격하고 왔었다는건 정말 커다란 행운 이었던것 같다. 저 말도 안되는 아름다움을 계속 감탄하며 봤었던 그때 그 감흥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세계 5대 미봉중 하나로 손 꼽히는 만큼... 커다란 바위가 거의 수직으로 깍여 만들어진 봉우리는 위태함 보다 조화롭고 균형있는 근엄함을 내뿜는다. 누군가 블로그에 저 봉우리를 향해 등산하는 과정을 '신으로 향하는 길' 이라고 표현 했는데.. 그 느낌이 무엇인지는 조금이나마 알것 같다.




2019년 6월 8일 토요일

[여행기] 남미여행 - 리우데자네이루 그리고 부에노스아이레스 (Brazil Rio de Janeiro, Argentina Buenos Aires)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숙소 가는길 >

아프리카에서 남미로!!! 대륙간의 비행이동은 무언가 특별한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더구나 남미는 나에게 하나의 로망 이었으므로 심장의 두근거림과 설레임은 한층 더해져서 긴 비행시간을 비교적 잘 버티어 냈었던것 같다.

상파울루 공항에서 환승하면서 느낀 브라질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공항 인프라가 좋았다는 것 이다. 으레 가난한 남미에 대한 전형적인 선입관이 보기 좋게 깨졌다. 알고보니 우리나라 보다 GDP순위가 높은 세계 10위권안의 경제대국 이었던 것이다. 역시 발로 뛰며 보고 듣는 정보의 깊이는 달랐다.

상당히 높은 GDP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저렴한 물가는 여행자의 나의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신난것 이었지만, 그 배경에는 상당한 빈부격차가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셀라론 계단 >

 저녁늦게 도착하여 숙소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찾아간곳은 도시 관광명소중 하나인 '셀라론 계단' 이란곳 이다. 칠레의 예술가인 호르헤 셀라론(Jorge Selaron)이 본인이 리우에 살던 빈민가의 허름한 계단을 타일로 장식하여 만든곳으로 약 23년 동안 걸쳐서 만들었다고 하니 그의 예술적 집념에 감탄하지 않을수 없었다. 엄청난 인파를 피해 계단의 꼭대기쯤 다달아서야 조금은 여유로운 공간을 찾았고, 한줌 나무그늘 아래 노래하는 길거리 음악가의 노래를 들으며 '브라질리안 소울'을 느낄수 있었다.

그 소울은 따가운 햇볕에도.. 그리고 절망적인 빈민가에서도.. 아름다운 인간의 삶을 추구하는 강렬한 자유의 목소리 였다.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예수상 >

 숙소와 해변을 왔다갔다 하며 빈둥거리며 장시간 이동의 피로를 풀고, 이 여유가 서서히 지루함이 되어갈때쯤 도시의 상징인.. 아니 브라질의 랜드마크라고도 할수 있는 예수상을 보러 코르코바두산에 갔다. 수많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올려다본 예수상은 실로 거대하고 웅장 했었다.
도시에서 이 예수상이 보이는 지역은 부자들이 살고, 정작 이 예수상을 제대로 바라볼수 없는 뒤편엔 빈민가인 '파벨라'가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더구나 관광객들에게 '파벨라 투어'라는 관광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니... 참으로 씁쓸하지 않을수 없는 현상 이다. 왜 빈민들이 사는 동네가 체험을 해야 하는 관광상품이 되어야 할까 ?
밑에서 한없이 올려다본 표정의 예수상의 얼굴엔 근심 그득한 그림자가 드리우져 있었다.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 궁(Casa Rosada) >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를 거쳐 방문한 나의 아르헨티나 첫 방문지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였다. 1960년대까지는 그래도 세계 5위권의 경제대국 이었음을 잊지 않으려는듯 도시 곳곳에는 과거의 찬란한 영광의 흔적들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러가지 요인들에 의하여 지금은 경제가 붕괴되다 시피 하여 특유의 침울함과 무기력함 또한 느낄수가 있었다.

이곳 부에노스 아이레스 에서는 3주동안 머무르면서 호기심 가득히 하고 싶은것을 많이 해보았던것 같다. 스페인어를 한마디로 못한상태로 홈스테이 해보았고, 소통의 부재에 좌절하여 근처 스페인어 학원에 2주동안 수업을 받아보았고, 탱고 수업도 받아 보았고, 채팅으로 현지친구 만나보기, 스카이 다이빙, 우루과이 당일치기 여행 등.. 낯을 가리는 성격인 나에게 저런 새로운 경험들을 적극적으로 시도할수 있는 동기는 무엇 이었을까? 그리고 그 에너지를 한국에 와서 어떻게 유지할까 ? 아직도 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중 이다.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2019년 1월 1일 >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홈스테이 생활을 하면서 정말 좋은 가족들을 만났다. 사진의 가운데 있는 중년여성의 이름은 Marta이며 나의 홈스테이맘 이었다. 항상 적극적으로 나에게 스페인어를 알려줄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귀여운 아기 손녀까지.. 이들 가족은 라틴문화권에서 가족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나에게 몸소 보여주었으며 아직도 그들의 따뜻함이 추억속에 강렬히 남았다. 새해 첫날을 이들 가족과 보냈던것은 나에게 커다란 행운이 아닐수가 없었다.

2019년 1월 1일 00:00 시가 되던때에 우리 모두 "Happy New Year"라고 외치며 서로를 따뜻히 않아 주었고 작은 종이에 소원을 적어 불에 태우는 의식을 행했다.

" 자유의지로 살아갈수 있기를 "
" 평범한 일상에서 충분한 행복을 느낄수 있는 삶을 살아가길 "
" 진심으로 사랑하고 표현하고 발견할수 있는 내가 되길 "

불이 타버려 재가되어 날라간 나의 저 문장들이 나의 마음에 닿았기를 바래본다.

[에필로그]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 오다.

< 이집트 바하리야 사막에서, Egypt Bahriya Desert >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풀리지 않는 질문을 가지고 훌쩍 퇴사를 하고 1년 간 세계여행을 떠났다가 다시 한국에 돌아 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