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4일 화요일

[여행기] 남미여행 - 마추픽추를 눈앞에 두고... (Bolivia Lapaz, Peru)

< 볼리비아 수도 라파즈, Bolivia, Lapaz >

 세상에서 제일 높은곳에 위치한 수도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는 해발 3,200m ~ 4,100m에 걸쳐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높은 지대 일수도록 가난한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하니, 서울의 달동네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 도시에서 유명한 풍광중 하나가... 케이블카를 타고 달동네를 올라가서 보는 고지대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가난한 사람들의 집조명이 이루어내는 풍경 이라고 하니.. 무척이나 아이러니 하지 않을수 없다.

한나라의 수도 답게 빼곡한 건물과 사람들이 가득 했으나, 남미의 최빈국중 하나인 볼리비아의 경제상황을 반영하는지 사람들에게 전체적인 무기력함과 패배감이 느껴졌다.


                          < 볼리비아 라파즈 마녀시장, Bolivia, Lapaz >

 라파즈 시내를 돌아다니는 중 대표적인 관광지중 하나인 마녀시장을 향하였다. 가는길에 평소보다 유난히 숨이 가빠서 몇걸음 가다 멈추고 쉬다를 반복하여 겨우 도착 했다. 고산병 증세가 있는것 같아서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코카잎캔디를 하나 샀는데.. 동양인이 신기 했는지 가게를 보던 꼬마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 볼리비아 라파즈, Bolivia, Lapaz >

 나머지 도시를 둘러보고 숙소에 도착 하였을때 부터 갑자기 배가 아프더니 설사를 하기 시작 하였다. 처음엔 물갈이로 정도로 생각 했었다... 그리고선 다음날 오후 페루의 쿠스코로 향하는 버스를 탑승 했었다.

하지만 왠걸.. 버스안에서도 설사가 멈추지 않고 10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계속 화장실을 들락나락 거렸다. 탈수 증세까지 와서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그저 남은 시간을 버티는 방법밖에 없었다. 지속적으로 컨디션이 악화되는 가운데... 페루국경을 넘어와 목적지를 수시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버스가 멈추었다. 비단 버스 뿐만 아니라 도로의 모든차들이 정체 되어 있는 상황 이었다.

버스기사와 승객들 모두 우왕좌왕 하는 사이.. 버스기사가 결국 이야기 하기를 더이상 출발 할수 없다고 짐을 가지고 근처 마을까지 걸어가야 한다고 한다.
밑기지가 않았다. 아니.. 믿을수가 없었다. 출국이후 최악의 컨디션에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극한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었다.

                                < 페루 쿠스코 가는길, Peru >

 어쩔수 없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어가는 사이 도로에 누군가 이렇게 돌맹이들을 두어 통행을 방해 했엇던것 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페루의 농민들이 정부에 데모를 하는 과정에서 도로를 점거한것 이라고 하였다.

근처 쿠스코로 향하는 버스 터미널이 있는 마을까지 도저히 걸어갈수 있는 힘이 없어서.. 중간의 작은 마을에 주저 앉고 말았다. 근처의 마을사람에게 고산병 때문에 아프니 근처 마을까지 태워줄수 없냐고 물으니.. 자기들도 데모하는 사람들 눈치가 보여서 태워줄수 없다고 했었다. 한참을 동정을 구걸하고 다녔으나.. 체념하고 걸어가려는 사이.. 어떤 동네 꼬마가 마을 뒤편으로 가보라고 신호를 주었다.

도저히 걸어갈 엄두에 나지 않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을 뒤편으로 가보니, 마을 사람 한명이 다른 여행객들을 근처 마을로 태워주는걸 협의중 이었다. 놓치면 안될것 같은 위기감에.. 트럭 뒤편을 손으로 잡고 간절히 외쳤다.

" 뽀르 빠보르(Por Pavor) : 제발.... " (세상이 무너지는듯한 간절한 눈빛과 함께)

다행히도 탑승이 허락 되었고... 동네 뒷산을 넘어가는 트럭 뒤편에서 최악의 몸상태와 함께 간신히 정신을 부여 잡고 있었으나 그러한 순간에도 안개와 함께 어우러진 안데스산맥의 능선을 바라보며 멋지다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 나의 페루여행은 생애 최악의 몸상태와 우연이 만들어준 안데스 산맥의 멋진 비경 사이의 모순된 간극 그것이 전부 였다.

                             <페루 우루꼬스 마을, Peru Urcos>

 그렇게 도착한 마을 이름은 우루꼬스 라는 마을 이었다. 나머지 여행객들은 이 마을에서 마추픽추 관광이 시작되는 도시인 쿠스코로 버스를 타고 떠나는 가운데... 나는 환전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눈 앞에 아무것도 안보이며 털썩 주저 앉아 버렸다. 환전을 해주는 아주머니 깜짝 놀라서.. 나에게 응급처리를 해주신다. 코카잎과 알코올을 비벼서 냄새를 맡도록 하고 따뜻한 코카잎차를 계속 주셨다. 

" 무차스 그라시아스 (Muchas gracias), 무차스 그라시아스 (Muchas gracias) "

고맙다는 말을 연발하고 마을내 숙소에 자리 잡고 4일 정도 회복하는데 주력 하였다.
움직이는것 조차도 버거워서.. 누워 있다가 겨우 정신 차리고 식사와 약을 챙겨 먹는것 밖에 하지 못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정말 다행히 안전하게 의식이 있는채로 존재 하고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감사 했는지 모르겠다.

                                     <페루 쿠스코, Peru Cusco>

 예상치 못한 고산병 때문에, 페루에서 모든 일정은 취소 하고 페루의 수도인 리마(Lima)로 이동하기 위해서 쿠스코로 향하였다. 쿠스코는 페루의 최대 관광자산인 마추픽추로 가기위한 거점도시로서 페루틱한 전통미와 식민지를 지배했던 스페인의 건축양식이 같이 어우러져 있는 운치 있는 도시 였다. 

마추픽추를 눈앞에 두고 가지 못한것이 무척이나 아쉬웠으나, 살아 있음에 감사함과 또다른 위안을 느끼며 쿠스코에서 수도인 리마를 향하였다.

다름 목적지인 멕시코행 비행기 탑승을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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