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30일 월요일

[여행기] 쿠바 여행 - 혁명의 나라 (Cuba, La Habana, Vinales)

  < 쿠바 아바나, Cuba La Habana >

'카리브해의 진주' 또는 '혁명의 나라' 불리는 쿠바에 왔다. 혁명의 상징적인 인물인 '체 게바라'가 투쟁하여 일구어낸 체제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나라 이기도 하다.

공항에서 내리자 말자 제일 먼저 환전을 하였다. 쿠바의 통화체제는 내국인들이 사용하는 통화인 CUP와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CUC라고 분리되어 이중화폐로 운영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인지를 하고 가야지만 불필요한 혼선이 없을것 이다.

공항에서 숙소로 가기위해 택시를 잡았는데... 택시 자동차의 상태가 한 50년전에나 있을법한 굉장히 클래식 하였다. 색다른 운치는 초반 10분 그 이후는 불완전 연소로 뿜어져 나오는 매연과 불편한 승차감으로 고생하며 겨우 숙소에 도착 하였다.

미국의 금수조치로 인하여 자동차등 공산품 수입이 어려워 예전에 있던 차량들을 고쳐가며 실생활에 활용하던게 지금은 클래식카의 보고로 불리며 오히려 관광상품으로 개발되었을 정도라고 하니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재미있는 결과 인듯 하다.

                                < 쿠바 아바나, Cuba La Habana >

 '하바나' 라고 알고 있는 쿠바의 수도의 현지 발음은 '라 아바나'로 불리며, 쿠바사람 특유의 낙천적이고 삶을 즐기는 모습들, 오랬동안 독립된 체제로 유지 했던 흔적들 그리고 매우 낡은 건물과 거리등이 매우 빈티지한 멋을 선사하는 도시 이다.
반면에 오바마정부때 미국과 국교정상화가 어느정도 진행되면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인하여 현지인들이 돈맛을 알고 바가지를 씌우는 현상이 잦아 졌다고 한다.

여튼 이러한 특별한 분위기인 쿠바이지만 다른 부정적인면 때문에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고 한다. 아니다 다를까 첫번째 식사 하는 식당에서 나에게 거스름돈을 가치가 더 낮은 현지인 화폐로 남겨주려다 나에게 딱 걸렸다. 제대로 처리 해달라고 하니 미안하다는 기색도 없이 씨익 웃으며 거스름돈을 다시 준다. 어떤 한국인 여행자들은 이러한 쿠바사람들의 뻔뻔함에 질려 버렸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현상을 '불평등 자본에 의한 오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관광객들이 몰려와 현지인들에게는 큰 가치가 있는 돈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걸 목격하면서 이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보다 쉽게 돈버는 방법을 극단적으로 추구하게 되었을것 이다. 우리 모두 상대적인 박탈감 이라는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를 하는 이해가 있으면 보다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쿠바 아바나, Cuba La Habana >

  아바나에 있는 동안 거리를 거닐며 미어터지는 버스를 타보기도 하고 많이 걸으면서 현지인들이 사는 모습을 최대한 많이 들여다 보려 노력 했다. 그만큼 다른 중남미 국가들의 분위가는 확인히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인터넷을 21세기의 질병이라고 규정하며 지정된 장소에서만 공공와이파이가 터지게 만들어놔서 사람들이 공원에 모여 각자 핸드폰을 들여다 보는 진풍경도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와이파이 접속환경이 그리 빠르지도 않고 가격도 현지물가 대비 싼편이 아니라, 이참에 인터넷 중독 셀프치료를 하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전혀 불편함 없이 오히려 순도높은 집중력을 발휘 하여 독서를 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쿠바라는 나라에 대한 책을 숙박업소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인상적인 부분은 세계의 가장 부국이라는 미국과 대비 하였을때 몇가지 비교되는 면들 이었다.

 - 쿠바는 노숙자가 없다.
 - 쿠바는 가난해도 굶어죽는 사람이 없다. 
 - 쿠바는 치료를 받지 못해서 죽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미국은? 미국의 자본주의 사회시스템이 잘못 되었다기 보다는 최소한의 삶의 수준을 보장하지 못하는 기형적인 사회구조에 염려가 되었다. 

물론 쿠바로 독재정권으로 인한 인권침해 문제, 과도한 평등의 실현으로 인한 재능있는자 들이 국외로 떠나는등...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었고, 이상적인 사회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 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 연결에 대한 중독을 버리고 나니,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맘껏 상상해볼 수 있었다. 정보와 영양의 과잉의 시대로 인하여 질병이 일어나는 현대사회에서 휩쓸리지 않고 시선을 나에게 향하고 천천히 균형잡힌 발걸음으로 걸어 가보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 쿠바 비냘레스, Cuba Vinales >

  쿠바의 수도 아바나를 실컷 돌아보고 나서 다음 향한곳은 비냘레스라는 곳으로 카스트로 지형과 쿠바 시골마을 풍경을 볼수 있는 비냘레스라는 작은 도시 였다. 마을에 도착하자마 둘러본 다음 옥상의 테라스 전경이 멋들어진 숙소에 계약을 하고 짐을 풀었다. 다행히도 손님이 없어서 독채를 혼자 쓰게 되었는데... 숙소주인 내외가 정말 순수하고 따뜻해서, 돈을 너무 밝히는 쿠바노 라는 부정적인 편견을 깨주었다.

3일 가량 있으면서 승마투어를 하고, 석회암 동굴도 가고, 럼주를 사서 마시고, 나에 대해 고민했었던 내용도 글도 정리하며 정말 평화롭게 보냈던것 같다. 순수한 주인내외의 극진한 대접과 함께 나에게 스스로 여행 막바지의 값진 휴식을 선사 했었던것 같다.




승마투어를 통해 방문한 시가농장에서 구수한 입담의 할아버지 한분이 시가를 말아서 나에게 권하면서 여자친구 있냐고 물어본다. 없다고 하니 바로 앞의 처자는 어떻냐며 강한 권유를 하며 낄낄 덴다. 세계 어느곳에서나 공통적인게 있구나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 쿠바 비냘레스, Cuba Vinales >

 여행의 막바지 인지라 한국에 돌아가서의 삶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여행 떠나기전 기대했던바를 다 충족 하였는지 ? 아니면 떠났던 이유를 아직 모른체 찾고 있던건지 ? 돌아가서의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


 |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 보지만 피상적인 고민일뿐 예전처럼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던것 같다. 지금껏 여행을 하던것 처럼 현재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듣고 천천히 해보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 순간만큼은 알수 없는것에 대해서 두려워 하지 않았다.

[여행기] 멕시코 여행 - 유타칸 반도 (Mexico, Yucatan Peninsula )

과나후아토에서 정말 기분좋은 소도시 여행을 마무리 하고... 멕시코내 다음 여행지인 유타칸 반도(Yutacan)로 향하기 위해서 멕시티로 돌아 왔다.

과나후아토 에서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는데, 여행 내내 소중히 들고 다니던 전자책 단말기를 잊어 버린것 이다. 버스에서 단말기로 책을 읽다가 실수로 버스 좌석에 두고 내린것으로... 한인민박 사장님께 도움을 요청해서 버스회사에 수소문 했으나 결국 분실되고 말았다. 이전에 고산병의 위기를 마다하지 않고 고도 3,700미터에 위치한 우유니 마을에서 뛰어가서 되찾았던 나의 여행보물 1호 였던거라서 더욱이 아쉽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어느 한편으로는 그토록 애타게 지켜냈던 물건이 없어져서 차라리 홀가분해 지기도 하였다. 과거의 아쉬움에 매몰되어 현재의 즐거움을 놓치지 말자라는 의지의 표명 이기도 했다.

 | 여행을 다니다 보면, 예측할수 없는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많다. 우리의 인생에서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이러한 사건들을 내 삶의 일부분으로 온전히 받아 들이는것이 여행의 주는 작은 가르침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멕시코 시티, 살사바 에서>

 유타칸 반도로 향하기 전날 저녁에 멕시티에 있는 살사바에서 멕시콘인들의 깊숙히 녹아 들어 있는 흥을 몸소 느꼈다. '위험하다' 라는 멕시코의 편견을 깨며 '흥겹고 즐거운' 멕시코를 즐길 준비를 마쳤다.

<멕시코, 유타칸 반도 코즈멜 섬>

 카리브해와 인접해 있는 유타칸 반도는 세계적인 휴양지인 칸쿤(Cancun)이 위치한 곳으로 멕시코 관광을 양분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 이다. 다른 하나는 멕시티를 비롯 '멕시코 중서부'가 되겠다.

이곳에서는 약 4주 정도 장기체류를 할 생각으로 왔는데, 아르헨티나 에서 살짝 맛보기로 배웠던 스페인어도 배우고 현지문화 체험도 해보고자 하였다. 2주 이상의 장기체류는 잦은 이동이 수반되는 여행과는 전혀 다른 재미가 있는데, 이곳에서도 온전히 즐겨보고 싶었다.

카리브해에 왔으니 바다속을 구경해보지 않을수가 없었다. 코즈멜섬은 카리브해의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로서 장기체류를 할 도시인 '플라야 델 카르멘(Playa del carmen)'에 커다란 짐을 놔둔채 필요한 짐만 챙겨서 코즈멜섬 와서 다이빙을 진행 하였다.

산호초의 다양한 색상과 아름다움은 이집트의 홍해보다 못한것 같았으나, 성인 여자 절반정도 되는 정도 크기의 랍스터가 돌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하는등 다른 종류의 아름다움을 선사 하였다.

                                 <멕시코, 코즈멜섬 랍스터 샌드위치>

 멕시코의 음식은 한번도 실망 시킨적 없었다. 그동안 여행에서의 음식에서의 아쉬움을 멕시코에서 대부분 해소 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 에서의 스페인어 수업>

 플라야 델 카르멘(Playa del Carmen)은 칸쿤의 남쪽에 위치한 도시로 예전에는 칸쿤보다 저렴한 물가로서 가난한 배낭여행자들의 여행도시 였으나, 현재는 칸쿤에서 소화하지 못한 관광객들이 이곳까지 몰려오게 되어 무척이나 붐비는 소비도시가 되어 버렸다.

기존에 살던 현지인들은 비싸지는 물가 때문에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게 되는 소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심화되고 있는 도시 였다. 나는 이곳에서 4주 동안 스페인어 수업을 들으며 열심히 현지 문화를 체험 하였는데... 이곳의 수업 시스템은 과외선생님의 주도 아래 카페에서 만나 자유롭게 수업하는 방식 이었다. 매주 월요일마다 수업 참여인원이 바뀌는등.. 체계적인 학습인 무리가 있었으나, 다양한 사람을 만날수 있어서 좋았다.

나의 스페인어 선생님은 파울리나(Paulina)로 절반은 이탈리아 사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 멕시칸은 매우 강렬했다. 전날 밤새 술마시고 다음날 수업을 진행하는등... 시종일관 삶을 즐기는 에너지를 전달 해주었다.

유타칸 반도의 엄청난 무더위에 지치기도 하였으나, 다양한 사람들과 걸어서 갈수 있는 카리브해변 그리고 수많은 석회암 동굴 호수인 세노떼(Cenote)에서의 수영, 멕시칸 푸드와 데낄라 그리고 파티피플 멕시칸 덕분에 정말 즐거운 한달살이를 했었다.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 타지마하 세뇨떼>

 멕시코 유타칸 반도에는 세계 어느곳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지형이 있는데, 세노떼(Cenote)라고 불린다. 마야어로 '우물'이라고 불린곳으로 석회암반이 무너지며 형성된 독특한 지형으로 고대 마야문명 시절에는 신성한 장소로 여겨 졌다고 한다. 이곳 유타칸 반도에는 수백개의 세뇨떼가 있으며 밀림속에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많은 세뇨떼가 있다고 한다. 

시내에서 한국인 한테 특별히 할인을 해주는 업체에 예약을 해두고 처음 민물의 동굴 다이빙을 했는데, 어둠속의 공포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 아지랑이 처럼 피어오르는 바닥의 구름층 그리고... 동굴 밖에서 비쳐오는 빛내림등.. 몽환적이고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 하였다. 그러한 신비로움 가운데서 무척이나 가슴 뛰었던 그 순간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리고 그 순간은 공포 스러웠던 어두운 동굴을 헤쳐 나왔기에 더욱 값졌음을 되새긴다.

                                 <멕시코, 핑크 라군 & 치첸이트사>

 멕시코를 떠나기전 차를 렌트하여 유타칸 관광지인 핑크라군 및 체첸이트사를 다녀 왔었다. 워낙 넓은나라인 만큼 하루안에 운전하여 다녀오기가 많이 고되었으나, 지방국도로 길을 잘못드는 바람에 마추쳤던 멕시코 시골마을 풍경들 그리고 위대한 마야문명의 증거인 치첸이트사 피라미드를 목격하는등 여행중 또다른 작은 모험을 마치고 온 느낌 이었다.

치첸이트사 피라미드는 고대 마야인들이 그 어느 문명보다 천문학 지식이 뛰어났다라는 증거로 일년에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추분에 정확히 맞춰서 피라미드에 그림자로 뱀의 문양이 그려지도록 설계 되었다고 한다.

 | 위대한 유적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으며 이를 알고 고대의 문명을 만나는 일은 매우 특별했다.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 이야기를 먼저 들어야 할 것 같다.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 에서의 마지막밤>

 플라야 델 카르멘 정말 즐거웠던 생활을 마치고 다음 행선지인 쿠바로 향하기 전날밤에 현지 학원 선생들과 친구들과 클럽에 갔다. 마지막 까지 찐하게 '이곳이 멕시코 다!' 라는 것을 알려주는 선생님들의 마지막 가르침과 함께 나는 새벽 3시에 데낄라를 한잔씩 돌리고서야 마지막 작별인사와 함께 빠져 나올수 있었다.

나의 멕시코 여행은 문화, 사람, 자연, 음식, 술, 미술에 흠뻑 빠져 들었던 순간들 이었다. 위험하다라는 인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멕시코가 왜 세계 10위권 안의 관광대국 인지 몸소 느낄수 있었다. 부디 오버투어리즘과 자본에 오염되지 않고 그 본연의 색깔을 유지 할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2019년 9월 26일 목요일

[여행기] 멕시코 여행 (Mexico, Mexico City and Gunajuato)

                                   < 멕시코 시티, 소팔로 광장 >

 아팠던 상태를 떨쳐버리고 페루여행을 제대로 못했던 아쉬움을 다음 여행지에서 찾으려는듯, 그 어느때 보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멕시코 시티에 도착 하였다. 공항에서 우버를 불러 숙소로 가는길에 내가 기본 스페인어밖에 모르는 상태에서도 개의치 않고 운전기사가 끊임없이 말을건다. 약간은 샤이한 남미사람과는 또다른 멕시칸들만의 낙천성이 느껴졌다.

< 멕시코 시티, 족발타코를 파는 노점상 >

 숙소에 짐을 풀고 가장 먼저 간곳은 ? 바로 타코를 먹으로 가는것 이었다. 멕시칸 푸드야 워낙 유명하고 특히 한국여행자들 사이에서도 그 어느나라 음식보다 호평을 받고 있어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족발타코를 먹으로 갔다. 아니다 다를까.. 족발을 타코빵에 과카몰리소스와 양파와 고수를 넣어서 입이 터지도록 한입을 베어 물었을때 그 만족감이란.. 고산병으로 고생했던 지난날을 보상받는 느낌 이었다. 심지어 가격도 매우 착하다 !!

                          < 멕시코 시티, 소팔로 광장 & 역사 박물관 >

 멕시코 하면 보통 카르텔에 의한 폭력으로 안전하지 않다라는 인식이 깊숙히 자리 잡은것 같다. 이러한 고정관념 대비 중남미 그 어느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풍요롭고 다채롭게 느껴졌다. 특히,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것은 멕시코 미술작품으로, 스페인으로 부터의 독립, 미국과 전쟁의 패배, 독재의 부정부패 등... 사회적 격동기 가운데 민중의 슬픔, 분노, 저항의 의지등이 특유의 강렬한 색상과 함께 표현된 작품들이 나를 사로 잡았었다.

    < 멕시코 시티, 국립 인류학 박물관 >

 멕시코 시티에서 필수로 들려야 될곳을 뽑는다면 가장 첫번째가 국립 인류학 박물관 일것 이다. 세계 최대규모의 인류학 박물관 이라고 불릴만큰 원시시대의 미라부터 멕시코의 다양한 문명들이 다양하게 잘 보존이 되어 있다. 마야문명, 아즈텍 문명.. 인신공양의 흔적 부터.. 다양한 인류의 과거사를 보면서 정말 다르다는것을 느끼며 인류 전체를 관통하는 무언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를 얼핏 고민했었던 기억이 난다.

                                        <멕시코, 과나후아토>

 멕시코 시티 다음의 행선지는 과나후아토 라는 멕시티 북서쪽 방면의 작은 소도시로 스페인 식민지 시절에 은광이 발견되면서 발전이 되었던 도시로 장구한 역사의 대학교가 존재하는등 교육과 문화의 중심도시 존재 했었다가 최근엔 멕시코내 손꼭히는 관광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친절하고 신나는 사람들과 맛잇는 음식 그리고 알록달록한 도시 광경이 무척이나 매력적인 도시이다. 이곳 때문에 멕시코가 더 좋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도시 였다.

                                         <멕시코, 과나후아토>

 과나후아토에 머무르면서 이용했던 숙소는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한인민박으로 이제 막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운이좋게 할인가격으로 이용하고 더불어 도시 투어를 운영하면서 숨겨진 비경을 볼수 있는곳에 데리고가서 멋진 사진을 찍어 주셨다. 멕시코 사람과 문화가 좋아서, 과나후아토의 도시 분위기가 좋아서 멕시코로 오셨다는 분은 도시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실때 진심으로 이 도시를 좋아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과나후아토는 도시를 높은 산이 둘러싼 고지대의 분지 형태로 공기순환이 잘되는편 이라고 한다. 그래서 오히려 공기중의 먼지가 빛을 산란시켜 일몰이나 일출의 색감이 굉장히 특이하게 매력적이라고 한다. 사진에는 그 독특한 빛이 다 담기지 않는 묘한 석양을 보며 이제 슬슬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때가 다가오고 있구나를 생각을 했었다.

 | 다양한 곳에서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을 자연스레 깨달아 가는것 같다. "내 자신을 항상 주시하자,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자, 열린 마음으로 사람들과 소통하자" 주황빛의 산란을 보며 한국에 돌아 갔을때 잊어 버리지 않을 주문을 속으로 되뇌었다. 

2019년 9월 24일 화요일

[여행기] 남미여행 - 마추픽추를 눈앞에 두고... (Bolivia Lapaz, Peru)

< 볼리비아 수도 라파즈, Bolivia, Lapaz >

 세상에서 제일 높은곳에 위치한 수도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는 해발 3,200m ~ 4,100m에 걸쳐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높은 지대 일수도록 가난한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하니, 서울의 달동네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 도시에서 유명한 풍광중 하나가... 케이블카를 타고 달동네를 올라가서 보는 고지대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가난한 사람들의 집조명이 이루어내는 풍경 이라고 하니.. 무척이나 아이러니 하지 않을수 없다.

한나라의 수도 답게 빼곡한 건물과 사람들이 가득 했으나, 남미의 최빈국중 하나인 볼리비아의 경제상황을 반영하는지 사람들에게 전체적인 무기력함과 패배감이 느껴졌다.


                          < 볼리비아 라파즈 마녀시장, Bolivia, Lapaz >

 라파즈 시내를 돌아다니는 중 대표적인 관광지중 하나인 마녀시장을 향하였다. 가는길에 평소보다 유난히 숨이 가빠서 몇걸음 가다 멈추고 쉬다를 반복하여 겨우 도착 했다. 고산병 증세가 있는것 같아서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코카잎캔디를 하나 샀는데.. 동양인이 신기 했는지 가게를 보던 꼬마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 볼리비아 라파즈, Bolivia, Lapaz >

 나머지 도시를 둘러보고 숙소에 도착 하였을때 부터 갑자기 배가 아프더니 설사를 하기 시작 하였다. 처음엔 물갈이로 정도로 생각 했었다... 그리고선 다음날 오후 페루의 쿠스코로 향하는 버스를 탑승 했었다.

하지만 왠걸.. 버스안에서도 설사가 멈추지 않고 10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계속 화장실을 들락나락 거렸다. 탈수 증세까지 와서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그저 남은 시간을 버티는 방법밖에 없었다. 지속적으로 컨디션이 악화되는 가운데... 페루국경을 넘어와 목적지를 수시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버스가 멈추었다. 비단 버스 뿐만 아니라 도로의 모든차들이 정체 되어 있는 상황 이었다.

버스기사와 승객들 모두 우왕좌왕 하는 사이.. 버스기사가 결국 이야기 하기를 더이상 출발 할수 없다고 짐을 가지고 근처 마을까지 걸어가야 한다고 한다.
밑기지가 않았다. 아니.. 믿을수가 없었다. 출국이후 최악의 컨디션에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극한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었다.

                                < 페루 쿠스코 가는길, Peru >

 어쩔수 없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어가는 사이 도로에 누군가 이렇게 돌맹이들을 두어 통행을 방해 했엇던것 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페루의 농민들이 정부에 데모를 하는 과정에서 도로를 점거한것 이라고 하였다.

근처 쿠스코로 향하는 버스 터미널이 있는 마을까지 도저히 걸어갈수 있는 힘이 없어서.. 중간의 작은 마을에 주저 앉고 말았다. 근처의 마을사람에게 고산병 때문에 아프니 근처 마을까지 태워줄수 없냐고 물으니.. 자기들도 데모하는 사람들 눈치가 보여서 태워줄수 없다고 했었다. 한참을 동정을 구걸하고 다녔으나.. 체념하고 걸어가려는 사이.. 어떤 동네 꼬마가 마을 뒤편으로 가보라고 신호를 주었다.

도저히 걸어갈 엄두에 나지 않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을 뒤편으로 가보니, 마을 사람 한명이 다른 여행객들을 근처 마을로 태워주는걸 협의중 이었다. 놓치면 안될것 같은 위기감에.. 트럭 뒤편을 손으로 잡고 간절히 외쳤다.

" 뽀르 빠보르(Por Pavor) : 제발.... " (세상이 무너지는듯한 간절한 눈빛과 함께)

다행히도 탑승이 허락 되었고... 동네 뒷산을 넘어가는 트럭 뒤편에서 최악의 몸상태와 함께 간신히 정신을 부여 잡고 있었으나 그러한 순간에도 안개와 함께 어우러진 안데스산맥의 능선을 바라보며 멋지다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 나의 페루여행은 생애 최악의 몸상태와 우연이 만들어준 안데스 산맥의 멋진 비경 사이의 모순된 간극 그것이 전부 였다.

                             <페루 우루꼬스 마을, Peru Urcos>

 그렇게 도착한 마을 이름은 우루꼬스 라는 마을 이었다. 나머지 여행객들은 이 마을에서 마추픽추 관광이 시작되는 도시인 쿠스코로 버스를 타고 떠나는 가운데... 나는 환전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눈 앞에 아무것도 안보이며 털썩 주저 앉아 버렸다. 환전을 해주는 아주머니 깜짝 놀라서.. 나에게 응급처리를 해주신다. 코카잎과 알코올을 비벼서 냄새를 맡도록 하고 따뜻한 코카잎차를 계속 주셨다. 

" 무차스 그라시아스 (Muchas gracias), 무차스 그라시아스 (Muchas gracias) "

고맙다는 말을 연발하고 마을내 숙소에 자리 잡고 4일 정도 회복하는데 주력 하였다.
움직이는것 조차도 버거워서.. 누워 있다가 겨우 정신 차리고 식사와 약을 챙겨 먹는것 밖에 하지 못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정말 다행히 안전하게 의식이 있는채로 존재 하고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감사 했는지 모르겠다.

                                     <페루 쿠스코, Peru Cusco>

 예상치 못한 고산병 때문에, 페루에서 모든 일정은 취소 하고 페루의 수도인 리마(Lima)로 이동하기 위해서 쿠스코로 향하였다. 쿠스코는 페루의 최대 관광자산인 마추픽추로 가기위한 거점도시로서 페루틱한 전통미와 식민지를 지배했던 스페인의 건축양식이 같이 어우러져 있는 운치 있는 도시 였다. 

마추픽추를 눈앞에 두고 가지 못한것이 무척이나 아쉬웠으나, 살아 있음에 감사함과 또다른 위안을 느끼며 쿠스코에서 수도인 리마를 향하였다.

다름 목적지인 멕시코행 비행기 탑승을 위하여 !





[에필로그]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 오다.

< 이집트 바하리야 사막에서, Egypt Bahriya Desert >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풀리지 않는 질문을 가지고 훌쩍 퇴사를 하고 1년 간 세계여행을 떠났다가 다시 한국에 돌아 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