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바 아바나, Cuba La Habana >
'카리브해의 진주' 또는 '혁명의 나라' 불리는 쿠바에 왔다. 혁명의 상징적인 인물인 '체 게바라'가 투쟁하여 일구어낸 체제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나라 이기도 하다.
공항에서 내리자 말자 제일 먼저 환전을 하였다. 쿠바의 통화체제는 내국인들이 사용하는 통화인 CUP와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CUC라고 분리되어 이중화폐로 운영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인지를 하고 가야지만 불필요한 혼선이 없을것 이다.
공항에서 숙소로 가기위해 택시를 잡았는데... 택시 자동차의 상태가 한 50년전에나 있을법한 굉장히 클래식 하였다. 색다른 운치는 초반 10분 그 이후는 불완전 연소로 뿜어져 나오는 매연과 불편한 승차감으로 고생하며 겨우 숙소에 도착 하였다.
미국의 금수조치로 인하여 자동차등 공산품 수입이 어려워 예전에 있던 차량들을 고쳐가며 실생활에 활용하던게 지금은 클래식카의 보고로 불리며 오히려 관광상품으로 개발되었을 정도라고 하니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재미있는 결과 인듯 하다.
< 쿠바 아바나, Cuba La Habana >
'하바나' 라고 알고 있는 쿠바의 수도의 현지 발음은 '라 아바나'로 불리며, 쿠바사람 특유의 낙천적이고 삶을 즐기는 모습들, 오랬동안 독립된 체제로 유지 했던 흔적들 그리고 매우 낡은 건물과 거리등이 매우 빈티지한 멋을 선사하는 도시 이다.
반면에 오바마정부때 미국과 국교정상화가 어느정도 진행되면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인하여 현지인들이 돈맛을 알고 바가지를 씌우는 현상이 잦아 졌다고 한다.
여튼 이러한 특별한 분위기인 쿠바이지만 다른 부정적인면 때문에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고 한다. 아니다 다를까 첫번째 식사 하는 식당에서 나에게 거스름돈을 가치가 더 낮은 현지인 화폐로 남겨주려다 나에게 딱 걸렸다. 제대로 처리 해달라고 하니 미안하다는 기색도 없이 씨익 웃으며 거스름돈을 다시 준다. 어떤 한국인 여행자들은 이러한 쿠바사람들의 뻔뻔함에 질려 버렸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현상을 '불평등 자본에 의한 오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관광객들이 몰려와 현지인들에게는 큰 가치가 있는 돈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걸 목격하면서 이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보다 쉽게 돈버는 방법을 극단적으로 추구하게 되었을것 이다. 우리 모두 상대적인 박탈감 이라는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를 하는 이해가 있으면 보다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쿠바 아바나, Cuba La Habana >
아바나에 있는 동안 거리를 거닐며 미어터지는 버스를 타보기도 하고 많이 걸으면서 현지인들이 사는 모습을 최대한 많이 들여다 보려 노력 했다. 그만큼 다른 중남미 국가들의 분위가는 확인히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인터넷을 21세기의 질병이라고 규정하며 지정된 장소에서만 공공와이파이가 터지게 만들어놔서 사람들이 공원에 모여 각자 핸드폰을 들여다 보는 진풍경도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와이파이 접속환경이 그리 빠르지도 않고 가격도 현지물가 대비 싼편이 아니라, 이참에 인터넷 중독 셀프치료를 하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전혀 불편함 없이 오히려 순도높은 집중력을 발휘 하여 독서를 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쿠바라는 나라에 대한 책을 숙박업소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인상적인 부분은 세계의 가장 부국이라는 미국과 대비 하였을때 몇가지 비교되는 면들 이었다.
- 쿠바는 노숙자가 없다.
- 쿠바는 가난해도 굶어죽는 사람이 없다.
- 쿠바는 치료를 받지 못해서 죽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미국은? 미국의 자본주의 사회시스템이 잘못 되었다기 보다는 최소한의 삶의 수준을 보장하지 못하는 기형적인 사회구조에 염려가 되었다.
물론 쿠바로 독재정권으로 인한 인권침해 문제, 과도한 평등의 실현으로 인한 재능있는자 들이 국외로 떠나는등...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었고, 이상적인 사회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 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 연결에 대한 중독을 버리고 나니,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맘껏 상상해볼 수 있었다. 정보와 영양의 과잉의 시대로 인하여 질병이 일어나는 현대사회에서 휩쓸리지 않고 시선을 나에게 향하고 천천히 균형잡힌 발걸음으로 걸어 가보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 쿠바 비냘레스, Cuba Vinales >
3일 가량 있으면서 승마투어를 하고, 석회암 동굴도 가고, 럼주를 사서 마시고, 나에 대해 고민했었던 내용도 글도 정리하며 정말 평화롭게 보냈던것 같다. 순수한 주인내외의 극진한 대접과 함께 나에게 스스로 여행 막바지의 값진 휴식을 선사 했었던것 같다.
승마투어를 통해 방문한 시가농장에서 구수한 입담의 할아버지 한분이 시가를 말아서 나에게 권하면서 여자친구 있냐고 물어본다. 없다고 하니 바로 앞의 처자는 어떻냐며 강한 권유를 하며 낄낄 덴다. 세계 어느곳에서나 공통적인게 있구나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 쿠바 비냘레스, Cuba Vinales >
여행의 막바지 인지라 한국에 돌아가서의 삶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여행 떠나기전 기대했던바를 다 충족 하였는지 ? 아니면 떠났던 이유를 아직 모른체 찾고 있던건지 ? 돌아가서의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
|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 보지만 피상적인 고민일뿐 예전처럼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던것 같다. 지금껏 여행을 하던것 처럼 현재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듣고 천천히 해보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 순간만큼은 알수 없는것에 대해서 두려워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