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8일 수요일

[여행기] 아프리카 여행 -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종차별의 잔재 (South Africa)

 < 남아공, 테이블 마운틴 입구 에서 바라본 전경 >

 이집트에서 남아공 케이프타운을 오기 위해서, 남아공의 수도인 요하네스버그에서 환승을 했었어야 했다. 카이로 출발한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요하네스버그에서 케이프타운으로 가는 비행기를 탑승할수 없었다. 비행기를 놓쳤을때의 허망함이란... 이루 말할수 없었으나, 이것마저 여행의 일부로 받아 들이자고 스스로 다독이며 어렵사리 케이프타운에 도착하였다.
촘촘하게 밀도높은 햇살을 마주하는 순간 이곳이 아프리카인것을 실감 하였으며, 시원한 바다바람과 함께 도시에서 보이는 안개낀 테이블 마운틴은 현대적인 도시전경과 잘 어우려져 멋진 자태를 뿜냈다.

< 남아공, 테이블 마운틴 오르는 중>

 케이프타운에서 제일 먼저 한것은 테이블 마운틴을 오르는것 이었다.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진 테이블 마운틴은 케이블카로 올라갈수 있는 최정상이 마치 테이블 같이 평평하게 되어 있어서 정상에서 작은 트레킹을 또 한번 할수 있는 매력 있는 산이다.
버스를 타고 테이블마운틴 입구까지 오면, 정상부까지 가는 선택지는 2가지가 있다. 케이블카와 등산 !! 나는 올라갈때는 직접 등산을 하고 내려올때는 케이블카를 이용하기로 결정 하였었다. 돌산을 3시간 동안 올라야 하는데.. 생각보다 가파른 고도와 무더운 날씨때문에 고생 꽤나 했던 기억이 있다.

                              < 남아공, 테이블 마운틴 정상에서>

 무척이나 땀을 흘려가며 올라간 테이블 마운틴 정상에서 내려다본 아름다운 도시전경은 아직까지도 기억에 생생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푸른색의 대서양을 완만한 반달모양으로 받아들인 도시는 너무나도 아름 다웠다.

                                        < 남아공, 희망봉>

 케이프타운 에서의 관광을 충분히 하고 다음날 찾아간곳은 희망봉 이란곳으로 아프리카의 최남단 이라고 불리는곳 이었다. (실제 과학적인 관점에서의 최남단은 다른곳 이라고 한다) 
중세시대때 무역항로를 개척하는 선원들이 인도를 발견하기 위해서 아프리카 서쪽해안을 따라 남진 하였으나, 대륙 남쪽 끝에서 돌아가는 길을 도저히 찾을수 없어서 대부분 포기 했다고 한다. 그러다 포르투칼의 '바스코 다 가마' 결국 이 희망봉을 끼고 돌아서 인도양으로 건너가 무역항로는 개척하게 되었는데, 모두들 지쳐 있을때 드디어 끝이 나는 봉우리를 보면서 희망을 가질수 있었던 것분에 긴 항해에 지치지 않고 무역항로를 개척할수 있었다고 한다. 다소 꾸며지고 과장 되었을지라도 '희망을 가지고 인내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이 스토리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남아공, 아프리카 펭귄>

 돌아오는 길에 아프리카 펭귄을 보면서 무척이나 신기 했다. 펭귄하면 새하얗고 추운 북극지방에 사는 뚱뚱한 새를 상상하였는데...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펭귄이라니 ?! 
눈으로 직접 보기전까지 내가 상상한 이미지는 외부에서 심어준 선입관 또는 나의 무지와 엉뚱함의 허상일 뿐이었다.

                                     <남아공, 샤크 다이빙>

 케이프타운을 떠나기전에 남아공에서 할수 있는 유명한 투어중 하나였던, 샤크 케이지 다이빙 투어를 진행 하였다. 백상아리가 자주 출발하는 스팟에 가서 먹이로 상어를 유인한 다음에 철장안에 들어가 물속에서 상어를 관찰하는 투어 였는데.. 세계에서 가장 스릴있는 투어중 하나라고 한다.
난폭한 백상어를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호기심 때문에 신청한 투어 였으나, 강한 파도에 찾아오는 배멀미와 물속에서 상어먹이로 뿌려되는 생선 부스러기의 비린내.. 그리고 그렇게 깨끗하지 않는 물속시야에서 케이지 안에 갇혀서 바라보는 난폭한 상어들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상어의 커다른 이빨을 덮은 입의 모양이 철장이 갇혀 있는 인간들을 향한 씁슬한 비웃음 같이 느껴질 정도로.

                                      <남아공, 케이프 타운>

케이프 타운에서의 관광 인프라는 놀랍게도 잘 되어 있었다. 그 이면을 들여다 보자면 관광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흑인들과 수많은 백인 관광객들로 구분될수 있었다. 전세계에서 지탄받았던 남아공의 인종차별이 더이상 없다고 하지만 도시 곳곳에서는 아직도 추한 차별의 잔재들을 언뜻 느낄수가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땅의 원주민들이 왜 차별을 받고 살아야 했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인간의 악함은 어디까지 치달을수 있는 것이고, 무엇이 인간을 선하게 유지해줄수 있는것 인지... 평소 생각해보지 못했던 질문들이 메아리 쳤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광과 대비되어 해질녘 도시에 나타나 구걸하는 흑인들의 모습이 교차되어 머릿속을 채우며.. 찝찝한 감정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았으나, 
새로운 땅을 밟아보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질문을 하면서 희미하게나마 인간으로서의 확장됨을 느낀다는것에 위안을 삼으며 나는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 남미로 향했다.

[에필로그]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 오다.

< 이집트 바하리야 사막에서, Egypt Bahriya Desert >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풀리지 않는 질문을 가지고 훌쩍 퇴사를 하고 1년 간 세계여행을 떠났다가 다시 한국에 돌아 왔...